“中시진핑, 朴대통령에 ‘사드 배치 분쟁격화 우려’ 언급”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5일(현지시간)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북핵 억지 방안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등 최근 한중관계를 둘러싸고 논의되는 일련의 사안들을 검토했다. 지난 7월 사드 배치 결정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이후 한중 정상 간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앞두고 모두 발언에서 “금년 들어서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에도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중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모두가 직면한 다양한 안보, 경제적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최근 국제적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대응하기가 어렵고, 전 지구적 차원들의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중요한 일일수록 국가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3년 정상회담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동안 양국이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뤄온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면서 “두 나라가 진지한 소통을 통해서 이번 도전을 오히려 양국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전체적으로 약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공동 이익을 가진 만큼 우리가 지금 가진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국이)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중한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면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서 주요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드 문제 등은 양국 정상의 모두 발언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위협이 한중관계 발전에 도전요인이 된다’ ‘직면한 안보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사드 배치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따라서 최근 불거진 한중 갈등을 원만하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하고 있다’ ‘정치적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사드 배치 결정을 비롯해 동북아 지역서 한미동맹이 강화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 주석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 중에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영문기사에서 “이 문제(사드 배치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면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미국이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미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전(안보) 이익을 실질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이전부터 지속해온 중국의 대(對)한반도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며 북핵 억지를 위한 공조에 적극 협력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시 주석이 “6자회담의 틀 내에서 각국의 우려를 종합적이고 균형 있는 방식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엽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해결하면서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담은 중국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27분에 시작해 오전 9시13분에 종료, 46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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