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무역상, 對北장사 골머리 앓는 이유

▲ 북한 상대 中 무역상들의 모습

북한을 드나드는 중국 무역상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전하는 북한 내부사정은 지금 북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 무역상이 사실상 정보 유입과 유출의 중요통로인 셈이다. 또 이들이 전하는 내용은 비교적 객관적이다.

북·중 무역 10년차인 중국인 진영림(43세)씨는 보통 2-3일 간격으로 북한에 들어간다. 그는 2.5t과 5t 트럭을 이용하여 북한과 무역하는 중견 무역상이다.

진씨는 20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세관을 넘어 북한세관에서부터는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 긴장하지 않으면 안될까? 그가 전하는 사정은 이렇다.

그가 북한세관에서 출발해서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50km 정도인데, 도로가 비포장이어서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 도로는 거주지역과 가까워 도로를 따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진씨는 몇 년 전까지 북한 사람들이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며 태워달라고 하면 트럭 뒷칸 적재함이나 운전칸에 태워주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트럭으로 무역하는 중국 상인들은 북한 사람들이 나타나면 오히려 속도를 높여 지나쳐 버린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엔 북한 사람들을 동정하여 차에 태웠는데, 나중에는 싣고 가는 물건을 도적질하고 운전칸 조수석에 앉아서도 틈만 나면 물건을 훔쳐 가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를 태워준 중국 무역상에게 칼을 빼들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진씨는 동료가 강도를 당한 후에는 절대로 차에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이보다 더한 일이 발생했다. 중국 상인들이 차를 세워주지 않자, 달리는 차에 매달려 적재함에 올라타 실은 물건을 밖으로 던진 후 뛰어내린다는 것이다.

진씨는 달리는 차에 매달려 오르거나 뛰어 내리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동인데, 북한 사람들은 이제 무서운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상인들도 ‘새로운 대처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진씨는 “한두 상자도 아니고 여러 상자를 잃으면 크게 손해 보기 때문에 할 수 없이 화물칸을 금속판으로 씌워 북한 주민들이 차에 매달릴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적재함을 탑차 형태로 만드는 바람에 물건 분실은 거의 없어졌으나, 이 방법도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겨울에 눈이 쌓이거나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도로가 패여 트럭이 느리게 달릴 때는 탑차의 문을 파괴하고 물건을 빼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진씨는 이럴 경우에는 여러 트럭이 떨어지지 않고 가깝게 붙어서 운행하며 서로 감시해 주며 빠져나간다고 한다.

진씨는 “북한과 장사하려면 ‘습격자’들의 공격을 잘 막는 것도 중요하다”며 “쓴맛 단맛 다 보며 경험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씨는 오랜 경험을 쌓은 자신을 이제 친구들이 ‘북한 귀신’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확실한 개방 모습 보여주면 장사 잘 될 것”

중국 무역상들의 북한장사 중 또 하나의 골칫거리는 먹는 문제다.

무역상 양진수(45세)씨는 “요즘은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우리가 북한에 들어가면 직접 밥을 지어 먹는다”고 말했다.

중국 무역상들은 호텔(여관)에서 숙박은 하지만 식사는 주로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해왔다. 그러나 처음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괜찮았으나 식당이 자꾸 줄었다. 중국식당에 손님도 줄었고, 또 요즘 운영되는 중국식당은 북한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저렴해져서 중국 상인들의 입맛에 맞출 수 없다.

양씨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기밥솥과 요리 도구를 준비해서 상인들끼리 직접 호텔에서 밥과 반찬을 만들어 해결한다”는 것이다.

호텔방에서 요리를 하면 호텔 관리인들이 가만 있을까? 양씨는 “원래 호텔방에서 밥을 해먹을 수 없지만 북한 호텔에 손님이 없어 손님을 잃을까봐 못본 척한다”고 했다.

최근 핵 문제로 북한에 외국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북·중 무역도 상당폭 감소되었다. 북한에서 호텔과 식당을 경영하던 중국인들 중 본국으로 돌아간 경우도 많다.

진씨와 양씨는 북한 현지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 때문에 장사를 포기하는 무역상들도 적지 않게 생겼다고 말한다. 장사는 원래 ‘위험하고 어두운 곳에 이문도 많다’는 말이 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득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 가는 상인들인데, 북한은 열악한 환경만큼 이윤이 많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만약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간다는 확실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지금보다 장사가 잘될 텐데, 지금 개방이 불투명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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