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뤼순 안중근 유해발굴 예정지 훼손 실태

중국 다롄(大連)시 뤼순(旅順) 감옥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안중근 의사 유해매장 추정지는 야트막한 야산 밑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에 공사로 훼손된 부분은 원래 밭이었던 땅과 벽돌공장 부지, 그리고 야산 아래 부분으로 보통 중국 고등학교 운동장만 한 면적이다.

10일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에서 공사가 시작된 것은 작년 10월께. 뤼순구청이 이 일대 땅을 개발키로 하고 토지를 입찰에 붙였고 다롄의 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토지 사용권을 따낸 뒤 건설 예정부지를 상대로 평탄화 공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이 일대는 뤼순 감옥 부근에 산재한 안의사 유해매장 추정지들 가운데 남북이 공동조사를 거쳐 안 의사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한 장소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현장사진을 분석한 결과, 공사로 깎여나간 부분은 송전탑 주변에서 야산 절토공사가 이뤄진 부분까지 거리는 심한 곳이 20m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평탄화 공사로 밑둥을 드러낸 송전탑을 기준으로 보면 경사가 밋밋한 지역에서는 대략 1∼3m, 경사가 높은 곳은 5m 이상 땅을 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중간에 겨울이 끼여 대대적인 공사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회사에서 굴착기와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원래 밭이었던 부분을 밀어내고 야산 밑자락 일부를 깎아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현장에서 400∼5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이미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으며, 일부는 조만간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안 의사 유해매장 추정지 일대가 빠르면 올해 하반기 개방지구로 고시된다는 점이다.

뤼순에는 중국 해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어 절반 이상이 당국의 허가없이 개발이 불가능한 미개방지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미개방지에는 아직까지 뤼순 감옥 주변 일대가 포함돼 있으며 올 하반기 제한이 풀린다면 아파트 건설을 비롯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조속한 발굴조사를 통해 유해매장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