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안보리 결의안 입장변화 촉각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에 어느 수준까지 협력할지를 놓고 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유엔은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이 참여한 안보리 주요국회의(P5+2)에서 결의안 초안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중 미국과 일본은 강력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다.

결국 주요국 회의 참여국가 가운데 과거 북한의 이익을 대변해왔던 중국과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러시아 등 두 나라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결의안 수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북한에 식량과 연료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은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일단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2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의 `실효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어 과거와는 사뭇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발사 실험의 책임을 묻기 위해 유엔에서 진행 중인 논의에 중국이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고, 제임스 존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이 이전보다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 사우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는 “(주요국회의가) 좋은 분위기와 상호협력적인 접근방식 속에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고, 다카스키 유키오(高須行雄) 일본대사는 중국이 제재조치 제안에 응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중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고, 우리는 매우 건설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태도가 변화를 보이는 것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실효적인 제재조치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의 대북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중국은 그동안 대북제재가 한반도 주변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고수해왔지만, 2차 핵실험 이후 중국 지식층이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점이 중국정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 보유를 빌미로 일본과 대만이 핵 무장에 나설 경우 동북아 안정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이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매우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된 이유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제재 조치의 즉각적인 실행에 앞서 북한 당국이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익명의 외교관을 인용, 중국과 러시아가 새 결의안에 포함된 어떤 제재조치나 강제수단을 실행하기에 앞서 안보리가 평양으로 하여금 `선의’를 보일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결의안 강행에 앞서 북한이 핵실험 중단에 동의하고, 유엔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 핵 시설을 해체하도록 허용하며, 6자 회담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는 것 등의 몇 가지 단계를 밟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중국과 러시아는 평양당국이 6자 회담 참여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숨 쉴 공간을 주는 내용이 결의안에 포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역시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명한 메시지를 안보리 결의안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지만,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주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제재조치라는 용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절제력과 인내심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라도 평양과의 대화의 문은 닫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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