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고위급 인사 잇달아 평양行 왜?

오는 12월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첫 미북간 양자대화를 앞두고 6자회담 관련국들의 외교행보가 분주해지고 있다. 중국은 3년 7개월만에 국방부장(장관)을 북한에 파견했고, 러시아도 의회 대표격인 상원의장이 북한을 방문해 북측 고위 인사들과 접촉했다.


24일(현지시각)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평양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미노로프 러시아 연방 상원의장은 북한 고위 관계자들에게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미노로프 의장의 방북길에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이 동행했다.


미노로프 의장은 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는 협상과 다자회담의 틀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북한 관리들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자국의 안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동시에 러시아는 핵확산금지조약의 가입국이자 발의국으로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실험을 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의 량광례 국방부장은 지난 22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 친선 관계를 확인하는 동시에 양국간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측은 량 부장의 이번 방북은 “양국 군 사이의 통상적인 교류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으나, 미북대화를 앞둔 시점에 이뤄진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에 외교가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 외에도 주간 아사히가 지난 18일 “하토야마 총리가 다음달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일본 내에서도 북일 정부간 접촉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자회담 관련국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북 대화를 앞두고 북핵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행보로 비춰진다. 또한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앞세운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외교적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6자회담 복귀를 재차 촉구하는 의미일 수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비중있는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통상적인 교류의 성격을 띄고 있긴 하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6자회담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기 때문에 미북대화를 견제한다기 보다는 6자회담에 대한 중국측의 의지를 설명하고,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북핵 6자회담은 현재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어 각 당사국이 함께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중국은 북·미 간 대화가 적극적인 진전을 이룩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 인사들의 방북 사실을 적극적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방북 인사들이 친선관계를 언급한 부분을 부각해 보도하며, 중·러와의 동맹관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미노로프 의장이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연회에서 “두 나라 인민들의 긴밀한 협조는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보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며 양국간 친선 관계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량광례 국방부장에 대해서도 인민무력부가 주최한 연회에서 “피로 맺어진 중조 친선관계를 몸소 체험했다”며 “중·조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의 단결된 힘은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고 영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