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둥 소재 ‘김정일花’ 재배지 찾았다














▲중국인이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둥 김정일화 온실 ⓒ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불멸의 꽃’으로 선전하는 김정일花(김정일을 상징하는 꽃)가 사실은 중국 단둥(丹東)에서 재배돼 전량 북한으로 되팔리고 있으며. 주 고객도 북한 외화벌이 기관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당국은 지금까지 “장군님을 흠모하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김정일화를 보내와 그것을 전시한다”고 속여 왔다.

그동안 중국 단둥에서 김정일화 집단 재배지가 있다는 소문이 떠돌긴 했으나 장소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8월 28일 단둥시 외곽 00에 있는 ‘김정일화 온실’에서 만난 관리인 장(長)모(52) 씨는 “매년 10월 말이면 이곳에서 1천 송이 이상의 김정일화가 출고된다”며 “이 꽃들은 거의 전량 북한 사람들에게 판매된다”고 말했다.

김정일화를 사들인 북한 각급 기관들은 10월부터 관리에 들어가 김정일 생일에 기념해 열리는 전시회에 내놓는다고 한다.

장씨에 따르면 이 온실의 주인은 단둥시 우롱베이(五龍背)진에서 대규모 원예사업을 벌이고 있는 40대 한족 왕(王)모 씨. 왕모씨는 원예사업뿐 아니라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과 다양한 무역사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의주에 머물고 있는 북한 B무역회사 무역일꾼 강모씨는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단둥의 김정일화 온실은 ‘조선 김일성화 김정일화 협회’가 북한의 외화벌이 단위인 A회사를 통해 자본을 투자해 재배한 뒤 다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재배된 김정일화는 매년 10월 전량 북한에 팔리고 있다 ⓒ데일리NK
김정일화의 고객은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

강씨는 “해마다 2월 16일이나 4월 15일에 각급 외화벌이 기관들이나 행정단위들에서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를 재배해서 중앙에 바쳐야 하는데, 이런 단위들이 단동에서 재배된 김정일화를 구입해 중앙에 바치거나 평양의 전시회에 출품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단둥에서 재배된 김정일화는 ‘장군님을 흠모하는 외국 인민들이 장군님 탄신일에 맞춰 1년 동안 정성껏 재배해 보내온 충성의 선물’로 둔갑해 김정일화 전시회에 출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4년 김정일의 노동당 업무 시작 40주년(6.19)을 기념해 평양에서 열렸던 김정일화전시회의 포스터 <사진@연합>
김정일화는 남미가 원산지로 알려진 베고니아과의 식물로서, 북한에서는 김정일을 존경해온 일본 원예학자 가모 모도데루가 김정일에게 뜻 깊은 선물을 바쳐야겠다는 생각으로 20년 동안 연구 개발한 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조선 김일성화 김정일화 협회>의 지도에 따라 전국 각지에 ‘김일성화 연구실’과 ‘김정일화 연구실’을 설립해 주민들에게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를 재배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매년 2월 16일 김정일 생일에 맞춰 김일성화와 함께 김정일화 전시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국빈급 정상을 비롯한 외국 방문객들에게 김일성화 김정일화 전시실을 관람케 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14일에는 김정일의 생일(2.16)을 맞이하여 ‘평양 김일성화 김정일화 전시관’에서 제10차 김정일화 축전이 열려 총 1만 2천 점의 김정일화가 전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단둥(丹東) = 권정현 특파원kj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