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둥서 싸구려 김일성·김정일 배지 돌연 자취 감춰”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 관광 상품으로 쉽게 구입 가능했던 ‘쌍상(雙像·김일성·김정일 초상이 동시에 들어간 상)’ 배지가 최근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7차 당(黨) 대회를 맞아 북한 당국이 최고존엄 선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쌍상 배지 판매 금지’를 단둥시에 공식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김일성·김정일이 나란히 형상화돼 있는 쌍상./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단둥시 압록강변에서 싸구려 상품으로 취급됐던 김일성·김정일 초상 배지가 몇 달째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수많은 외국관광객들이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이곳에 와서 북한 상품을 구입해왔고, 그중 종류가 가장 많았던 배지가 갑자기 사라져 다들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 상품 상점에도 최근에는 초상 배지를 단 한 개도 찾아볼 수도, 구매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7차 당 대회(5월) 즈음에 단동시 정부에 초상 배지 판매금지를 요청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단둥시는 북한을 비교적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은 물론 중국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지다.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이용한 북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호기심이 강한 외국인들은 초상 배지 구입에도 흥미를 보여 왔다. 

다만 여기서 판매되는 초상 배지는 북한에서 직접 건너온 물건이 아니다. 북한에서 초상 배지는 ‘수령을 심장으로 모신다’는 충성결의의 상징이기 때문에 외국에 공식적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자들의 요구를 고려한 장사꾼들이 모조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런 상품이 판매 된 지는 벌써 수년이 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던 초상 배지가 단둥에서는 국밥 한 그릇보다 싼 10위안(북한돈 1만 2000원 정도)에 판매됐었다”며 “최고존엄을 과시해서 체제 안정화를 꾀하고 있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도 많이 오가는 중국에서 초상 배지가 싸구려 상품이 되고 있다는 점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둥에 나온 무역일꾼이나 사사여행자들에게 초상 배지를 팔지 않겠느냐라고 하면 놀라서 펄쩍 뛴다”며 “귀국할 때 초상 배지가 없을 경우 최근에는 더욱 정치사상 문제로 강력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일성 초상휘장(배지)은 1970년 11월 김정일이 당 5차 대회에서 발기하고 본격 제작에 들어갔다. 1972년에는 김일성 탄생 60주년을 기념, 노동당기 안에 김일성을 새겨 넣은 ‘당기상’이 제작돼 보급됐다.

1980년대 김정일은 당일꾼들에게 일반주민용 ‘원상’과 차별화된 ‘당기상’을 보급했다. 이때부터 당기상은 권력을 상징하게 됐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1980년대에 ‘당상’은 암시장의 고가격과 희귀상품으로 매매가 어려웠지만, 90년대부터 암시장 매매가 활발해졌다.

이와 관련 북한 내부 소식통은 “국내 암시장에서 초상배지 상품거래는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 김일성·김정일 쌍상 가격은 20~25달러(북한돈 17~20만 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