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다이빙궈, ‘연평도 도발’ 일체 언급 없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9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달 28일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할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은 채 ‘싸우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다이 국무위원이 당면한 현안인 연평도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은 형제인데 긴장이 격화되면 손해 아니냐’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을 계속했다”며 “사건 자체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은 채 그냥 ‘싸우지 말자’는 말만 되풀이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증거가 없다’,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민간인이 보고 온건데…’라는 식으로 대응했고 연평도 문제에 대해서는 ‘(도발의) 전후맥락이 있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남북한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식으로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대립하기 보다는 관계를 잘 맺어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아침에 연락하고 오후에 면담하자는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면서 다이 국무위원의 일방적 방한일정을 지적했다. 다이 국무위원은 지난달 27일 방한, 당일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중국이 도덕적·법적으로 자신이 있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지금은 중국의 주장이 사리에 맞지 않아 입장이 좋지 못하다”며 “중국으로서도 괴로울 것으로 본다. (이는) 미국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 당국자는 “지금의 트렌드를 보면 중국이 (미국에) 양보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며 “그동안 중국이 말로는 양보한다고 한적이 없지만 환율 문제 등을 보면 결국은 나중에 물러서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 워싱턴 기류는 전반적으로 중국에 압력을 넣으라는 것”이라며 “중국이 ‘대화하자’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리에 맞아야 하는데, 연평도 사건과 UEP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그런 것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한·미·일이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있지 않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의 비난여론 속에서 압력 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하자는 데 혼자만 안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중국이 북핵을 용인할 경우의 한반도 상황을 묻는 질문에 “10∼15년 후에 그런 상황이 현실화됐다고 가정했을 때 한·일이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라며 “중국이 그때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사회도 지금은 핵문제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때 가면 핵이 얼마나 큰 이슈였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