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거주 탈북자 美 ‘기획 망명’ 시도”

중국에 체류하던 탈북자가 한국을 거치지 않고 멕시코의 미국 국경 도시에 도착,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처음으로 미 정부에 정치망명 신청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주 한국일보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이 탈북자의 멕시코행은 중국, 멕시코, 미국 등 3개국에 있는 한인 선교단체들이 지원하는 ‘기획 망명’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탈북후 한국으로 가지 않고 중국 등 제3국에서 미국 망명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미 정부의 대응 방향이 주목된다.

지난해 제정된 북한인권법은 미 행정부가 탈북자를 수용토록 규정하고 있으나,한국에 정착,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는 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 행정부는 또 탈북자 수용 절차와 요건 마련을 위해 행정부내에서, 그리고 한국 등 관련국들과도 협의를 하고 있으나, 의회 청문회에서 탈북자는 우선 한국행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철수라는 가명을 쓰는 이 탈북자(46)는 지난 20일 멕시코 국경도시에 도착했으며 “수일내 멕시코 주재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하거나 직접 미국 국경을 넘으며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주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씨는 또 “멕시코시티의 한인 교회 7-8곳에 탈북자들이 4-5명씩 분산돼 있으며, 이들도 미국 망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미국 망명시도 경로는 중국->유럽->멕시코->미국 서부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씨는 지난 95년 탈북 후 중국에 체류하다 2002년 중국인 농장주 고발에 따라 북한에 강제송환됐가다 다시 탈출했으며, 국군포로 출신인 이모부 때문에 북한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남아있던 부인은 97년 간염으로 숨졌고, 딸(20)은 99년 아버지를 찾겠다며 고향인 나진.선봉을 떠난 후 행방불명 상태여서 “다른 탈북자들처럼 두차례 한국행 기회가 있었지만 딸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냥 중국 연길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탈북자는 현재 미국의 난민수용 우선심사 대상 3개 범주가운데 개인 단위로 ‘절박한 보호 필요’가 있는 사람들인 ‘프라이어러티 1’과 가족재회의 경우인 ‘프라이어러티 3’에 해당된다.

앞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4일 ‘이민국적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에 따른 2006 회계연도 난민수용 계획에 서명, 승인했다.

이 계획은 동아시아지역 1만5천명을 포함해 총 7만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으며, 탈북자의 가족재회 케이스 200명도 들어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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