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5년> ④향후 생존전략은

“김정일은 체제의 수호를 최고의 지상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축으로 한 북한 정권이 추구하는 미래에 대한 전략을 이 같은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키려는 체제는 무엇이고, 어떠한 위협으로부터 지키려는 것일까.

북한은 김 위원장을 정점으로 이어지는 유일지배체제와 사회체제를 외적인 안보위협과 내적인 경제위기로부터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보위협은 미국과의 적대관계에서 기인한다. 초강대국 미국의 군사적 힘이 분단상황에서 늘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는데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고 이라크 전쟁 등을 목격하면서 이같은 위협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고(故) 김일성 주석은 1984년 베를린에서 열린 호네커 동독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에서 “적들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벌일 때마다 우리는 매번 노동자들을 군대로 소집해 대응해야 하고 이 때문에 1년에 한달반 정도 노동력에 차질이 생긴다”며 “우리는 이러한 긴장상태를 없애기 위해 3자대화를 제의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제위기는 안보위협의 파생물로 북미관계가 정립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로의 진출로가 막히고 동구사회주의권의 붕괴로 만성적인 공급부족을 겪으면서 주민들의 궁핍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정일정권의 미래비전은 공격적으로 새로운 목표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기 보다는 수세적으로 현 체제를 보호하는데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로 65세를 맞이하는 김정일 위원장이 체제의 미래를 위해 안보위협과 경제위기를 푸는데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김정일 위원장은 앞으로 북미관계를 정상국가간의 관계로 만들기 위해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일 위원장은 1991년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에게 대미외교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며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푸는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강경정책으로 나오면 북한도 맞받아 강경으로 대응하겠지만 유화정책을 편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관계 개선에 올인할 것이라는 것이다.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의에서 중유 5만t이라는 적은 경제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시설 폐쇄조치라는 행동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것은 북미관계 정상화 워킹그룹 가동을 통해 외교관계 수립과 테러지원국 및 적성국 교역금지대상 해제라는 외교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 과정과 북미관계 정상화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북미관계를 해결, 김정일 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일본이나 남한과의 관계진전의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북한의 입장에서는 더 강하게 매달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두번째 과제인 경제적 위기는 북한의 의지나 어느 일방과의 협상으로 풀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결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북한은 작년 핵실험 강행 이후 경제강국 건설을 외치며 경제건설과 주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안보위협이 지속되는 속에서 섣불리 본격적인 개혁개방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단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와 후속 조치를 통해 체제 유지에 저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부분적인 시장경제 요소를 수용하는 변화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해 부분적으로 개혁정책의 후퇴가 목격되고는 있지만 자유시장경제와 물질적 인센티브 등을 축으로 하는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남한과의 교류와 지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분적인 개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고정적인 외화수입을 올리고 있는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각종 인도적 지원까지 얻어내고 북한에 비교적 우호적인 중국 기업의 투자와 북한진출을 적극 받아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전략적 방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당분간은 어려운 사회환경을 견뎌내기 위해 선군정치를 통한 통제분위기로 주민들을 묶어 내고 외부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