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北韓> ④남북관계..’근본문제’ 집착

“근본적인 문제가 풀려야 남북관계에 밝은 전도가 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각종 남북교류와 회담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2004년을 경계로 북한의 대남 태도는 사뭇 다르다.

2004년 이전 북한은 각종 회담에 나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지만 남한 정부의 이니셔티브 속에서 각종 경제협력사안과 교류문제에 논의를 집중했다.

북한이 미국의 대테러 전쟁 등을 이유로 남북관계에서 속도조절을 하기도 했지만 개성공단,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이산가족 상봉 등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4년 이후 북한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쪽에서 교류협력 문제를 넘어서 군사적 신뢰구축을 지향하는 남북관계를 목표점으로 삼았다면 북한은 ‘근본문제’를 푸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2004년 7월 남한 정부의 탈북자 대규모 입국을 문제 삼아 남북관계를 중단시킨 뒤 2005년 5월 차관급회담을 시작으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7면담이 이뤄지면서 남북관계가 복원됐지만 북한의 ‘근본문제’ 공세는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작년 8.15행사 때 남쪽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은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남쪽에 대해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등 참관지 제한 철폐를 요구했으며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면서 장관급회담을 연기시키기도 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2005년 신년공동사설에서 “북과 남, 해외의 각계층 단체들과 인사들은 민족공동의 이익을 앞세우는 원칙에서 연대연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혀 민간차원의 통일전선전술의 강화를 천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최근 민간급 교류에서 중도적 성향의 단체보다 상대적으로 북한에 가까운 일부 단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각종 남북간 행사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이 남쪽 정부의 요구에 호의적으로 호응하던 것과 비교해 최근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만을 관철하기 위한 모습을 견지하고 있고 대표적인 사례가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의 한나라당 비난 발언이다.

북한은 왜 남북관계에서 과거 회귀적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우선 2002년 북핵문제가 불거지고 미국과 대립이 심화되면서 내부적으로 강경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군부 등 강경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대화지향적인 온건세력의 목소리는 잦아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6자회담 참가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금융제재라는 형태의 ‘북한 목조이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대화 무용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고 이것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이 중도 철수라는 강수를 둔 것 역시 쌀.비료 등의 지원을 받아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담 중단이라는 강경카드를 꺼내 북한 내 강경파의 견제로부터 벗어나려 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국내적으로 2003년 출범한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을 계승한다면서도 대북송금 특검이나 핵.미사일 문제를 통한 압박을 이어가자 ‘남쪽을 마냥 믿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북한의 대남자세가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압박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북한으로서는 움츠려 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당장 북한과의 대화가 끊어지지는 않는다 해도 북한의 대남관계자들은 당분간 소극적 또는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19차 장관급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엔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당분간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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