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北韓> ②뒷걸음치는 내부개혁

“북한은 과거로 회귀하는가”

최근 북한의 내부 동향을 살펴보면 정치와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퇴보하는 분위기를 역력히 느낄 수 있다.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민심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으로 인해 안팎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자신감에 찬 개혁조치 대신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정책에 매달리고 있는 것.

김정일 체제 공식 출범 이후 한동안 세대교체에 주력했던 북한당국은 체제 위기감을 우려한 듯 올들어 다시 은퇴한 노간부들을 기용하는 등 실리주의에 입각한 개혁정책에서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간부들에게 “이제는 혁명의 대가 바뀔 시점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 간부들을 등용하면 적들이 그들을 물 먹이기 쉬울 터이니 나이 든 사람들을 간부로 등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내 주요 부서와 직책들에 민간인 대신 군부 인사들이 속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선군정치로 ‘단련’되고 체제보위와 과잉 충성에 익숙돼 있는 강성의 군부 인사들이 노동당 내에 포진함으로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은 갈수록 개혁과 멀어질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를 시점으로 다양한 개혁정책을 쏟아냈던 북한은 부작용에 따른 체제 붕괴를 우려, ‘우리식’을 고집하면서 근본적인 변화 대신 부분적이고 제한적인 조치에 머물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을 방문,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南巡) 코스를 밟으면서 대내외에 개혁의지를 과시하는 듯 했지만 내부적으로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개혁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방중 직후 간부들에게 “우리는 중국을 업고 나가야 하지만 중국처럼 개혁.개방하면 안된다”며 “나에게서 그 어떤 변화도 바라지 말라”고 일침을 놓은 것으로 대북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매제로 사실상 2인자인 장성택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방중도 개혁을 위한 후속조치 차원이 아니라 평양시내 건설에 중국 모델을 참고하기 위한 데 불과했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시장에서 식량거래를 금지하고 개인 경작물을 국가에 수매하도록 하는가 하면 가족 단위의 식당 운영제를 1년만에 폐지하는 등 일부 개혁조치를 거둬 들이는 등 경제개혁 전반에서 후퇴 조짐이 역력하다.

아울러 북한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압박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선군정치와 사회주의 고수, 일심단결을 연일 강조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내부 결속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미교육을 중심으로 한 ‘계급교양’에 주력하고 미국 등의 인권공세에 대응해 주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최악의 난관을 극복한 정신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는 등 사회기강 확립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결국 미국이 대북압박을 지속하고 김정일 체제를 붕괴시키려고 한다는 북한 지도부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한 북한의 대내정책은 이같은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유엔 안보리가 1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를 촉구한 대북 결의문을 채택한 만큼 북한은 결의안 규탄 담화 발표나 규탄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주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주민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준전시 상태’ 선포 등 국방위원회나 최고사령부 차원의 강력한 군사적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권 수립 이후 최악의 시련으로 일컫는 ‘고난의 행군’ 때 수백만명의 아사자를 내면서도 체제를 지켜내며 내성을 키운 북한은 앞으로도 체제 유지를 우선순위에 놓고 더욱 보수적인 대내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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