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5년> ②김정일 정권 공고하나

북한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소식이 나올 때면 어김 없이 등장하는 것이 ‘김정일 정권 붕괴론’이다.

하지만 그동안 단골메뉴처럼 등장한 붕괴론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체제는 안정을 유지했다. 현재로서는 김정일 체제가 조만간 붕괴되거나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의 관측이 일치한다.

김정일 정권이 공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지배계층 내에 김정일을 대체할 만한 대안 세력이 별로 없다는 점이 손꼽히고 있다. ‘김정일과 한 배를 탄 운명’이라는 인식이 기득권층에 확산돼 있는 점은 북한의 현 체제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 내에 정치적 변동을 추동할 대안적 지도자나 지배계층이 없기 때문에 제3세계 정권 교체의 유력한 방식인 쿠데타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일반 주민들이 봉기를 통해 체제를 뒤바꿀만한 사정도 아니다.

북한 인민보안성에서 주민 여론을 체크했던 한 탈북자는 “일반 주민들은 오직 먹고 사는데만 관심이 있다. 김정일이나 정치에는 무관심하다”면서 “체제의 문제점 같은 것에는 아예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어느 곳보다 철저한 2중, 3중의 북한 당국의 사회통제 시스템도 김정일 정권 유지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수십 년간에 걸친 세뇌교육은 이미 일반 주민의 ‘깨어있는 의식’을 확실히 잠재워버렸다.

경제 사정도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지난해 북핵실험 뒤 대북 제재로 식량사정이 어려워지고, 전력.에너지난 등도 겪고 있지만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난의 행군’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

곡물 생산량도 350만t에 그쳤던 90년대 중반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오히려 북한은 고난의 행군 등을 거치면서 특유의 자생력을 키워갔고, 체제 내구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제난에 따른 주민들의 체념과 자포자기가 만연해 가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제 불안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또 시간이 갈수록 지도자에 대한 정통성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들어 북한이 부쩍 젊은층에 대한 사상 단속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탈북자와 중국 접경지역을 통한 서구 문화의 계속적인 유입과 체제 불신, 부패 만연 등도 사회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런 지적들도 “아직까지 김정일 정권은 안정적”이라는 대세를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체제의 내구력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념이 흔들리고 해외 정보가 들어온다 해도 엘리트 체계의 공고화와 사회 통제가 지속되는 한 김정일 정권이 쉽게 붕괴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현재의 사회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면 김정일 사후에도 군부 등에 의한 정권 지속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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