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65년> ①후계자에서 ‘선군시대’까지

반세기 동안 북한을 통치해온 김일성 주석의 사망(1994.7)이라는 충격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0여 년 간 내우외환 속에서 체제 안정과 함께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는 정치를 펴왔다.

여기에는 김정일이 30여 년 간 후계자 수업을 받아온 것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로 65회 생일을 맞은 그는 1970년대 초부터 후계자에 올라 지도자 실습을 해왔고 김일성 시대 말년에는 실질적인 통치자로서 국정 전반을 장악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직후인 1964년 6월 당사업을 시작한 그는 10년만인 1974년 2월 후계자로 추대된 데 이어 당 제6차 대회(1980.10)를 통해 권력 전면에 공개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개인 우상화 작업이 강화되면서 차근차근 권력을 다져왔다.

1991년 12월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됐고 이어 ‘원수’ 칭호와 함께 1993년 4월 국방위원장에 올라 군부장악을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김일성이 사망했지만 김정일은 3년3개월간 ‘유훈통치’를 실시해 자신의 효성을 부각시키고 경제난 등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통치방식을 택했으며 당 총비서에는 1997년 10월에야 올랐다.

이듬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회의를 열어 주석제를 폐지하고 국방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하며 헌법을 개정하고 명실상부한 김정일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렇다면 김정일은 지난 10여 년 간 어떻게 통치해 왔을까?

북한은 1995년 이후를 ‘김정일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것은 선군(先軍)정치와 선군사상이며 ‘김정일 시대=선군시대’로 못박고 있다.

또 김정일 시대에 정책목표로 들고 나온 것은 1998년의 ‘강성대국’론.

사상.정치.군사.경제강국 건설을 지향하는 강성대국론은 궁극적으로 체제고수와 경제발전을 겨냥한 것이다.

김정일은 이를 위해 국방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체제안정과 경제개혁 조치를 취하는 한편 대남, 대외관계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았다.

선군정치에 바탕을 둔 국방력 강화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대항해 나가면서 체제를 고수해 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1998년 8월말 대포동 1호(북한은 최초 인공위성 ‘광명성 1호’ 주장) 발사에 이어 2005년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고 작년 10월에는 지하 핵실험을 단행했다.

경제분야는 실리지향적 경제정책을 추진해 왔다. 2002년에는 기업의 경영 자율권 확대, 물가 및 임금의 현실화 등 시장경제적 요소가 가미된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단행했다.

남북관계 개선에도 나서 2000년 6월 첫 정상회담이 열렸고 그 결과 화해와 교류의 큰 틀을 마련했다.

외교분야에서는 중국 및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면서 유럽권에 대한 진출 등 외교 다변화를 시도했다.

김정일은 2000년 이후 4차례 중국을, 2001년에는 러시아를 방문했다.

서방 및 동남아 국가에 대한 활발한 외교활동도 전개해 2000년 이후 이탈리아, 호주, 필리핀, 영국, 캐나다, 독일 등과 수교했다.

일본과는 2000년 4월 7년반만에 제9차 수교회담을 재개한 후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납치문제에 걸려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과 관계는 2000년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등을 통해 화해무드가 조성됐지만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대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더욱이 2002년 10월 제2 북핵사태가 터진 이후 북.미 대립 속에서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위기 지수는 한층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2003년 8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6자회담이 열린 이후 이번 제5차 6자회담 3단계 회담에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에 합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2.13 합의’로 일단 실타래를 찾은 셈이지만 핵위기의 해결은 가장 큰 과제다. 경제난 해결도 중요하다. 북한이 올해 경제문제 해결에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핵문제로 고립돼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아가 경제난에 따른 사회적 이완현상을 막고 ‘선군정치’로 대변되는 비정상적 통치시스템 개선 등도 과제로 지적된다. /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