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북한사업’ 이르면 내년초 재개

자금 전용 의혹으로 지난해 취소됐던 유엔개발계획(UNDP)의 북한사업이 이르면 내년 초 재개될 전망이다.

UNDP와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 집행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비공식 회의를 열어 UNDP가 제안한 5단계 로드맵을 승인했다고 유엔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이 5단계 로드맵은 ▲UNDP와 주유엔 북한대표부간 양자협의 개시 ▲로드맵에 대한 집행이사회 승인 ▲UNDP 실무팀 평양 파견 ▲4단계로 UNDP-북한간 협의 결과 집행이사회 보고 및 사업재개에 대한 승인 확보 ▲UNDP 북한 사무소 재개소 및 사업 재개로 구성돼 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2단계인 집행이사회 승인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실무팀이 평양에 파견돼 북측과 협의를 통해 사업재개에 대한 승인을 확보하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께 UNDP 실무팀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며, 내년 1월 열리는 집행이사회에 북한과의 협의 결과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도록 일정이 마련돼 있다고 말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사업이 재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UNDP-UNFPA 집행이사회 비공식 회의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이사국들이 로드맵 추진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UNDP 북한사업의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했던 미국과 일본도 로드맵 추진에 반대하지 않아 장 마리 에오주 집행이사회 의장이 로드맵 승인을 선언했다.

UNDP의 북한사업은 지난 2007년 1월 미국의 보수 언론사 월 스트리트 저널이 대규모 사업 자금 전용 의혹을 보도한 이후 미국과 일본 등이 이 사업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같은 해 3월 중단됐었다.

이후 유엔 회계감사단(Board of Auditors)과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 및 UNDP 외부평가단 등이 3차례에 걸친 감사 결과, 일부 규정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문제점은 지적됐으나 미국측이 제기한 수준의 대규모 자금전용 등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바 있다.

그러나 북-미, 북-일 관계가 경색돼 있는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북한 사업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측의 문제제기가 대북 강경파였던 당시 존 볼튼 유엔 대사 당시 벌어진 일이었고, 일본도 납북자 문제 등으로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를 지원했던 것이었다”며 국제 정치의 역학관계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의 보수 언론인 폭스 뉴스는 특별위원회가 의혹이 해소됐다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6월11일 UNDP가 유엔 규정을 위반하고 북한이 임의로 선정한 직원들을 회계.기술담당이나 UNDP 북한사무소장 비서 등 요직에 고용하고 이들의 임금을 현금으로 북한 정부에 지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UNDP 내에서는 이 같은 보도가 UN 주재 일부 대북 강경파 미국관리들에 의한 고의적 리크(언론에 자료 유출)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측의 입장이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고, 일본만 국가지원보다는 주민에 이익이 되는 사업으로의 제한을 주장하고 있어 사업 재개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유엔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유엔 관계자는 “UNDP내에서 정치 문제로 유엔의 국가 지원 사업이 실시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라며 “로드맵이 승인된 만큼 대북사업 재개는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