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존속-北자금 신계좌로 송금방안’ 유력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 송금방법을 협의해온 북한과 미국, 중국은 당초 파산할 것으로 알려진 이 은행을 존속시키는 한편 새로운 북한계좌를 만들어 송금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8일 알려졌다.

BDA에 개설될 새로운 북한 계좌는 북한이 약속한 `인도주의적 목적’에 자금을 쓸 수 있는 북한 측 명의로 개설될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에 정통한 한 정부소식통은 “당초 미 재무부의 BDA 제재는 BDA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미 재무부의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조치”라면서 “BDA의 처리는 현재 BDA의 경영관리를 맡고 있는 마카오 당국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BDA는 미 재무부 제재발표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당장 도산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 재무부 제재 발표전에 마카오 당국이 취한 개선조치에 대해서는 미국측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 당국은 미국이 2005년 9월 BDA를 돈세탁우려대상으로 지정한 뒤 미 재무부의 BDA 조사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돈세탁 방지법을 신설하고 다른 은행들의 감독관리를 강화해왔다.

미국측이 BDA 처리를 마카오 당국에 일임하게 될 경우 마카오 당국은 BDA에 대한 경영관리를 연장하는 수순을 밟는 방식으로 BDA를 존속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DA 처리 문제를 마카오 당국에 일임함으로써 마카오 당국은 물론 북한 자금으로 곤경에 처했던 BDA의 체면도 살리고 북한의 해외 계좌 역시 존속시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소식통은 “BDA에 북한계좌를 새로 만들어 2천500만달러 송금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BDA 존속을 전제로 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해외계좌를 갖게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인도적 사업’에 해당자금을 쓸 수 있는 법인 또는 개인명의로 계좌를 만드는 것은 지난달 19일 미국측이 밝힌 발표내용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지난달 19일 베이징에서 밝힌 성명에 따르면 북한은 ▲BDA에 동결된 약 2천500만달러의 자금을 베이징의 중국은행 내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 줄 것을 제안하는 한편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이 자금을 인도적, 교육적 목적을 포함, 북한 인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데만 쓰기로 서약했다.

당초 발표된 미국 성명과 북한, 미국, 중국이 유력한 해법으로 삼고 있는 이번 방안과의 차이점은 중국은행을 경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는 중국은행이 국제적 신용 하락 등을 우려해 ‘경유 허용’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과 BDA 송금지연으로 6자회담의 진전이 늦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속하게 BDA 문제와 관련된 기술적인 사안을 해결하려는 북한과 미국, 중국의 의중이 모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BDA 해법이 최종적으로 도출된 것은 아니며 미국이 그동안 제시한 여러가지 해법을 놓고 북한이 선택하는 수순만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한.중.일 3국 순방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측의 이체신청서 제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달 19일 BDA에 동결된 2천500만 달러를 전액 해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북측은 이후 20일이 지나도록 이체를 위한 첫 단계인 이체신청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체신청서가 없으면 BDA에 묶인 돈은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이 미국과 중국 등이 돈을 옮길 은행을 찾기를 기다리며 이체신청서 제출을 미루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체신청서를 모으는데 다른 기술적 어려움이 있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곧 BDA 문제가 해결되고 6자회담의 프로세스도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60일 이행시한내에 핵시설 폐쇄.봉인 등이 완료되지 못하더라도 2.13합의의 의미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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