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면담 당사자’ 鄭통일 방미 배경

정동영(鄭東泳)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그의 이번 방미는 아주 이례적인데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시점을 놓고 마지막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그 구체적인 배경이 주목된다.

특히 정 장관이 지난 17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단독 면담한 당사자이자, 곧이어 21∼24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였다는 점에서 그의 방미는 그다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오는 29일 출국을 이틀 앞둔 27일까지도 그의 워싱턴 체류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데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27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딕 체니 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과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의 방미 배경과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과의 면담과 제15차 장관급 회담 결과를 설명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자회담 재개노력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미간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도 있다”고도 했다.

이 당국자의 설명을 뒤집어 보면,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의 합의사항과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의 12개 합의사항과 관련해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나, 나아가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6.17 면담’이후 정 장관이 당시 서울에 체류하고 있던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직접 만나 그 면담 내용을 상세히 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 장관이 며칠도 안돼 굳이 방미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힐 차관보는 지난 22일 오후 주한미대사관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에 올린 글에서 ‘6.17 면담’에 이은 15차 장관급회담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우리는 워싱턴에서 있었던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잇는 한국의 매우 적극적이고 인상적인 외교노력에 찬사를 보낸다”고까지 말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맥락에서 정 장관은 ‘6.17 면담’을 통해 드러난 김정일 위원장의 ‘한반도비핵화 의지’ 및 미측과의 추가협의를 전제로 한 “7월중 6자회담 복귀 용의” 표명 등에 대한 ‘진의’를 부시 행정부에 가감없이 설명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소상히 설명하고, 6자회담 재개시에 대비해 우리 정부가 구상 중인 ‘중대제안’의 내용도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북한과 6자회담에 대한 부시 행정부내 일부 회의적 시각을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가 이번 주중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하는 전략회의에서 힐 차관보가 ‘6.17 면담’과 15차 남북장관급회담 내용에 대해 ‘프리젠테이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런 면에서 정 장관의 방미는 힐 차관보를 지원하는 모양새로도 보인다.

또 정 장관은 ▲북 핵무기 보유 불용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등 지난 10일 한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가급적 자극을 삼가며 외교노력을 집중할 것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정 장관의 미국 방문이 “통일부 장관 겸 NSC 상임위원장 자격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28일중 일정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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