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 못잊어’ 외국서적 번역 참전용사

6ㆍ25전쟁의 올바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외국의 6ㆍ25 관련 서적을 번역하느라 여념이 없는 참전용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은평구지회장 홍순우(76)씨는 요즘 일본 공산당 기관지 ‘적기(赤旗)’의 기자였던 하기와라 료(萩原遙)의 저작인 ‘조선전쟁, 김일성과 맥아더의 음모’라는 책을 번역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기자로서 북한에 머물던 하기와라씨가 6ㆍ25전쟁에 대한 자료를 모아 쓴 책으로, 김일성 전 주석이 6ㆍ25전쟁 준비를 위해 그 몇해 전부터 준비해온 사실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홍씨는 작가 하기와라씨가 유성철 전 조선인민군 작전국장 등 북한 사람들과 만나 인터뷰한 내용도 이 책에 부록으로 덧붙여 생생한 기록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마지막 교정을 보고 있는데 원문 자체가 딱딱한 점을 고려해 젊은 사람들 구미에 맞도록 고치고 있다.

홍씨가 이처럼 6ㆍ25를 아직 잊지 못하고 역사의 기록을 찾아 나선 것은 6ㆍ25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부상병으로 명예제대를 하는 등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겪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21살이던 1950년 학교를 다니면서 군대에서 라디오나 무전기를 고쳐주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1950년 8월15일 시내에 재료를 사러 나갔다가 징집돼 참전하게 됐으며, 1952년 10월께 소속 부대에 전입한 신병 50여명을 데리고 전투에 나갔다가 팔과 다리 등에 파편을 맞았다.

13개월간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953년 11월 제대했는데 전역후 처음 3년간은 세 손가락을 아예 움직이지도 못했으며 지금도 날씨가 흐리면 온몸이 쑤신다고 한다.

전쟁 당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

한번은 눈이 잔뜩 쌓인 곳을 올라가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발목을 삐어 이틀간 야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돌아와 보니 분대원이 모두 사망하고 없었다. 분대원 11명 모두 전날 전투에서 선봉에 섰다가 전멸당했다는 것.

이런 경험을 가진 홍씨이기에 최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홍씨는 “우리 나라 군대 얼차려에는 아직 개인적인 감정이 섞여있다 보니 그런 감정이 축적돼 일순간에 폭발하는 것”이라면서 군대기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씨는 “요즘 사람들이 점점 6ㆍ25를 잊고 있어 아쉽다”며 “전쟁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번역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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