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권’ 파문속 강정구 교수 수업

동국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천정배 법무장관이 불구속 수사토록 헌정사상 처음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강 교수는 13일에도 이번 파문에 대해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천 장관의 불구속수사 지휘 파문이 촉발된 뒤 이날 처음 진행한 수업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시종 피력하면서 신념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11시 동국관 M306호에서 1학년 전공 수업 ‘한국사회론’을 90분간 진행한 강 교수는 “지난 시간에 잘못하면 만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잘못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수업을 시작했다.

마침 이날 수업 주제는 ‘한미동맹’으로 강 교수는 수업 내내 “한미동맹은 반민족적이고 예속적이며 반평화”적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강 교수는 “올해는 해방과 분단, 한미동맹이 모두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환갑이라고 해서 오래 살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시작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해방 60주년을 맞아 반평화적ㆍ예속적인 한미동맹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는 “일부는 파병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이라크 파병에 우리 돈 연 2천억원 이상 들어간다. 미국은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고 말하는 등 오히려 한반도 위기를 자극하는 게 ‘이라크 파병’이며 이것이 한미동맹의 속성”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한미동맹이 무너지면 우리 나라의 안보와 경제가 무너진다는 주장은 모두 허구”라고 강조했다.

수업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교내 식당에서 학과 조교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