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친북좌파 발언’ 논란 가열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의 ‘친북좌파와 보수우파 대결’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범여권은 30일 이 후보의 발언을 ’시대착오적 색깔논쟁을 야기하는 편협한 발상’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강화했고, 한나라당은 “역색깔론의 구태”라고 반격했다.

◇범여권 =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이날 낮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들은 과거 민주화세력을 좌파.용공.불순분자라고 얘기하면서도 인권.민주화.평화운동 때문에 눈물 흘렸던 적이 없다”며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의 진보가 후퇴하고 정지된다는 점 때문에 민주신당이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균환 최고위원은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정말로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겠구나 생각했다”며 “이번 대선은 냉전수구세력 대 평화개혁세력의 결판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차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남북관계는 갈라져 있다는 현실과 합해야 한다는 미래가 공존해 있는데, 현실의 갈라진 측면만을 갖고 대결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며 “이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심사숙고한 결과물인지, 실언인지 따져보고 다시 한 번 대북인식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경선후보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 후보의 수구냉전적 사고방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된다”면서 “평화에도, 경제에도 위협을 줄 수 있는 불안한 대통령 후보임을 고백한 것과 다르지않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경선후보측 김현미 대변인도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 대 보수우익 세력의 대결이 아닌 평화세력 대 전쟁불사 세력의 대결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민족.외교.안보 문제에서 아마추어인 이 후보에게 민족의 미래를 맡길 수 없음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범여권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형탁 대변인은 “이 후보는 친북이란 매카시즘적 용어를 동원해 색깔논쟁으로 몰지 말고 대선이 진짜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요구했다.

그는 범여권에 대해서도 “요즘 중도를 표방하며 왼손으로는 밥숟가락도 들지 않으려 하는 여권에 친북좌파라고 했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느냐”면서 “우리가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 나경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 후보의 발언은)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고,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이었다”면서 “한나라당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호들갑을 떠는 것이야말로 역색깔론”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도 이날 오전 측근들에게 “내 말은 과거세력과 미래세력의 대결이란 의미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캠프 대변인을 지낸 진수희 의원은 “이 후보의 본뜻은 무능한 이념세력과 유능한 정책세력의 대결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신당 대선주자들을 향해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사람들이 국가경영 비전이 아닌 ‘이명박 때리기’를 출마의 변으로 내놓아선 안 된다”면서 “자신들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상대당 후보 때리기를 하는 것은 구태 중 구태로, 소수의 지지자들은 만족시키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은 떠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북좌파’ 발언 배경은 = 이 후보의 발언이 평소 친북좌파란 용어를 즐겨 써온 당 지도부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는지, 또는 당내 보수세력을 의식한 것이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측근들은 이 후보가 범여권을 ‘친북좌파’로 지칭한 것은 비공개 면담에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별 뜻 없이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소 이념적 색깔이 들어간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는 이날 조간신문이 자신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의 면담 기사 제목을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대결”로 일제히 뽑은 것을 보고 다소 당황해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측근은 “후보는 원래 이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고, 원래 이념적 용어를 즐겨 쓰지 않는다”면서 “미국 대사에게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안 쓰던 말까지 쓴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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