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兩김 동거’국정원..`일심회’수사 변수될까

김승규(金昇圭) 국가정보원장의 후임자로 김만복(金萬福) 1차장이 유력해짐에 따라 국정원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일심회’ 수사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미묘한 기류의 배경에는 인사청문회 제도에 따라 신임 원장이 공식 취임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20여일이 걸린다는 점이 깔려 있다. 결국 신임 원장은 11월말 이후에야 취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 한 지붕 아래 권력이동 = 김 차장이 원장으로 내정된다면 내부 승진으로 국정원장에 오르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문제가 좀 더 복잡해진다. 외부 인사였던 고영구(高泳耉), 김승규 원장이 취임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

고 원장이나 김 원장의 경우 내정 이후 취임 때까지 외부에 마련된 별도 사무실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며 인수작업을 벌였지만 김 차장은 현재 1차장 사무실에서 계속 일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김 차장이 내부 인사이기에 당분간 한 지붕 아래 사실상 두 원장의 `동거’가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현실적으로 국정원 내부의 무게 중심이 `뜨는 원장’인 김 차장에게 쏠릴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 권력이동이 한 지붕 아래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

더욱이 김 원장과 김 차장 사이가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것도 변수가 되고 있다.

실제 김 원장은 후임 국정원장 후보로 김 차장을 포함한 3명이 후보로 압축된 시기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인사들이 뛰고 있는데 이들이 되면 절대 안된다. 국정원 내부 발탁은 국정원 개혁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종전 취임 때처럼 김 차장이 인사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김 원장이 출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지만 정보기관장의 언론인터뷰가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다 선비 같은 김 원장의 성품에 비쳐 조기에 국정원을 떠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 “수사 영향 없다” = 이번 인사로 더욱 주시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386 운동권 출신들이 간첩 의혹을 받고 있는 `일심회’ 사건의 향배다.

그 이유는 김승규 원장이 대공 수사라인을 독려하며 힘을 실어주면서 이번 사건이 힘을 받았다는 게 정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수사배경을 놓고 갖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김 원장의 이임으로 수사에 힘이 빠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수사 향배를 김 원장의 거취와 연결시켜 보는 관측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이 있는 기간이 길수록 수사결과의 알맹이가 굵어질 가능성을 엿보는 막연한 관측인 셈이다.

하지만 국정원의 반응은 이번 인사로 “수사에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김 차장은) 30년 넘게 정보맨으로 근무한 만큼 국가 안보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며 세간의 우려를 경계했다.

실제 김 차장은 해외와 북한은 물론 국내 파트에도 상당 기간 근무한 `멀티 플레이어’로 알려져 있다. 수사 분야에도 경험이 있다는 전언이다.

일부에서는 정보기관의 특성상 신임 원장이 결정된 이상 그간 수사를 둘러싸고 새나온 잡음도 오히려 쑥 들어갈 것으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다.

더욱이 이미 김 원장이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한 만큼 이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경우 새로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가지치기가 심하게 이뤄지거나 본질이 흐려지는 졸속 수사로 흐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는 관측도 팽배하다.

◇ 후속 인사에 촉각 = 이번 원장 인사에 따라 국정원 고위직에 대한 후속인사도 뒤따를 것이라는 게 국정원 안팎의 전망이다.

현재 고위직 가운데 김 차장이 원장으로 승진하면 해외 담당인 1차장 자리가 일단 비게 된다.

여기에 국내 담당인 이상업(李相業) 2차장과 북한 담당인 최준택(崔俊澤) 3차장도 2004년 12월부터 현직에서 일한 만큼 근무 기간으로 봐도 인사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광복(安光復) 기조실장은 지난 4월부터 근무했다.

이에 따라 차장급 인사가 이뤄지면 그 밑의 고위급에 대한 연쇄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사 시기는 신임 원장이 취임한 뒤가 유력한 만큼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차장이 현재 `일심회’ 사건 수사 지휘선상에 있는 점도 당분간 시간여유가 필요한 요인이다.

차장급 인사의 콘텐츠도 관심사다. 김 차장의 승진을 놓고 국정원 45년 역사 상 처음 공채 출신 원장이 배출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정원 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차장들도 내부 인사로 모두 충원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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