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암살조’ 6년간 철저한 남파훈련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씨를 살해하려다 정보당국에 붙잡힌 2인조 간첩단은 6년 동안이나 공들여 남파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검찰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전날 구속된 김모(36)씨와 동모(36)씨는 나란히 2004년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의 대남 공작원으로 선발돼 특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철저한 훈련을 받아왔다.


1992년부터 인민군 전투원으로 활약한 김씨는 2003년 중국 내 정찰 업무를 두 차례나 성공적으로 수행해 이듬해 4월 인민무력부 정찰국(현 정찰총국)으로부터 정식으로 대남 공작원에 임명됐다.


김씨는 평양에서 전문 공작원 교육을 이수한 뒤 2007년 함흥 태생인 또다른 김씨의 학력, 가족관계 등의 신상명세를 외우고 그의 주소지를 현지 답사하는 등 신분을 위장했다.


함께 위장 탈북한 동씨도 1992년 전투원으로 군 경력을 시작해 2004년 12월 정찰국 산하 대남 공작부서인 717부 공작원에 선발됐다.


동씨는 해외 위장침투를 위해 영어권 국가에서 활동한 경력의 지도원 김모씨에게서 국내에서 발간된 영어 교재로 영어회화 수업을 수강하고 북한의 정치사상 교육도 받았다.


이들은 중국과의 국경을 넘기 위한 도강 경로를 탐색하는 등 각종 침투 훈련을 받은 것은 물론 거점 마련 방법과 고정 간첩망과의 접선 방법을 숙지하는 등 임무 수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동씨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된 위장여권을 소지하고 지난해 5월 중국 지린성에 잠입한 적이 있으며, 북한으로 돌아온 뒤에는 황 전 비서의 친척으로 신분을 위장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인민군 소좌 계급으로 충실하게 남파 준비를 마친 김씨와 동씨를 눈여겨본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 김영철 상장은 지난해 11월 이들을 따로따로 불러 황장엽 전 비서의 `처단 임무’를 내리고 같은 달 말에는 환송 만찬을 열어주기도 했다.


공작조장 역할을 맡은 김씨와 조원 동씨는 작년 11월24일 두만강을 건너 중국 옌지에 입성했고, 중국 내 연락책을 통해 탈북 브로커를 소개받아 일반 탈북자들에 섞여 12월 태국에 밀입국해 탈북자로 위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탈북자 심사 및 수용시설에서 학력과 경력, 탈북 경위 등의 진술에 의심을 품은 신문관의 집중 추궁과 위장한 인적사항과 동일한 지역 출신 탈북자와의 대질신문에 꼬리가 밟히고 말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