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불허ㆍ판사는 선출’…북한 민사법

`협의이혼은 안된다’, `개인은 가정ㆍ문화ㆍ생활용품, 승용차 정도만 가질 수 있다’, `판사는 선거로 뽑는다’…

지난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한 공동번영과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법원이 북한 민사법(民事法)의 특징을 정리한 `북한의 민사법’ 책자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890여쪽의 방대한 책자에는 북한의 민법과 가족법, 민사소송법, 중재법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국가ㆍ사회 이익이 우선…17세 되면 법률행위 = 북한의 민법은 `재산관계’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우리 민법과 비슷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이 많이 투영돼 있다는 차이가 있다.

북한의 소유권 제도는 국가 및 협동단체 소유권을 중심으로 규정돼 있다. 개인의 소유권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생산수단은 국가와 사회협동단체의 소유이며, 국가와 사회의 이익을 앞세우는 게 민법 원칙이다.

북한 주민은 17세가 되면 독자적으로 민사 법률행위를 할 수 있지만, 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신체기능 장애자는 부모나 후견인을 통해서만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

6세 이상 16세 이하의 미성년자는 상황에 따라 `부분적’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

북한은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개인 소유를 인정한다.

개인 소유권의 대상은 소비품에 한정되며, 개인은 살림집(주택)과 가정용품, 문화용품, 생활용품과 승용차를 소유할 수 있다.

◇`결혼은 혁명동지의 결합’ = 북한은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집단주의를 강조한다.

가족법은 가족관계에도 집단주의를 반영해 결혼요건으로 `혁명적 이념에 기초한 동지적 사랑’을 요구한다.

결혼을 `일부일처제에 입각한 자원적인(자유로운 의사와 요구에 따르는 것) 남녀의 결합’으로 해석, 일부다처제를 여성 인권 유린행위로 본다.

이에 따라 축첩제도를 금지하고 `두집 살림’은 형법에서 범죄로 규정한다.

사실혼 관계는 인정하지 않으며, 결혼 취소나 협의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재판상 이혼만 가능하다.

양자녀에게 친자녀와 동일한 법적 지위를 주며, 상속제도를 인정한다.

◇판사는 선거로 뽑아…민사소송 대부분 가사사건 = 우리의 법원 격인 북한의 재판소는 인민재판소, 도(직할시) 재판소, 중앙재판소 등 3급(級)으로 나뉜다. 민사소송은 2심으로 끝난다.

3종류의 재판소가 모두 1심 민사사건을 심리할 수 있으나 중앙재판소의 1심은 단심으로 끝난다.

인민재판소가 1심인 재판은 도 재판소가 2심으로서, 도 재판소가 1심인 재판은 중앙재판소가 2심으로서 최종심이다. 우리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기관은 중앙재판소다.

1심 재판은 판사 1명과 인민참심원 2명이 하나의 재판부를 구성하는 `인민 참심제’다.

북한에서는 선거권을 가진 주민은 누구나 판사가 될 수 있다. 인민참심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제로 판사는 주로 김일성종합대 법학부 등에서 5년 간 정규교육을 받고 재판소에서 실습생 또는 직원, 보조판사 등을 5년 이상 수행한 자 중에서 선출되는 게 상례이고, 일정 계급만 선출된다.

중앙재판소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중앙재판소 판사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선거로 뽑는다.

도 재판소와 인민재판소의 판사, 참심원은 지방인민회의에서 선출한다.

중앙재판소 판사ㆍ참심원의 임기는 5년, 도 재판소 및 인민재판소의 판사ㆍ참심원의 임기는 4년이다.

이밖에 경제활동이 제한된 북한에서 민사소송의 대부분은 이혼소송 등 가사사건이다.

북한중재법은 경제주체인 기관ㆍ단체 간에 `인민경제계획’ 이행과정에서 생긴 분쟁을 해결하는 중재 제도를 규율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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