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은 많을텐데…’ 묵묵부답 玄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말이 없었다.

현대중공업[009540]측의 현대상선[011200] 지분 매입으로 현대그룹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현 회장은 금강산에서 주말을 보내는 동안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 때문에 고심의 깊이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골똘히 생각에 빠진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하지만 현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지분 매입에 대한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엷은 미소만 지을 뿐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현대 관계자는 “회장께서 지금 대책에 대해 말씀하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책이 준비되고 있는 과정임을 시사한 뒤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그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영권에는 관심 없다’는 현대중공업측 해명에도 불구, 이번 지분 매입을 적대적 M&A(인수합병)으로 간주하는 분위기였다.

현 회장이 금강산을 찾은 것은 29일 금강산에서 열린 윤이상평화재단의 음악회 때문. 현 회장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 26.68%를 매입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이미 예정된 행사였기에 29일 오전 3시30분께 서울을 출발, 금강산행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이날 이종석 통일부 장관 일행과 나란히 북측지역에 들어섰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노치용 현대그룹 전무 등 현대측 임원들이 뒤따랐다.

현 회장은 이날 거의 이 장관과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금강산내 각종 시설과 삼일포협동농장, 고성 영농장, 이산가족면회소 건설현장 등을 돌아보고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에는 윤이상평화재단의 기념행사와 음악회에 참석한 것이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현 회장이었지만 이날 오전 고 정몽헌 회장 추모탑에 참배할 때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헌화에 이어 묵념이 이어지는 순간, 고뇌의 기색이 현 회장의 얼굴에 비쳤다. 잠시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한 모습도 스쳐지나갔다.

이틑날인 30일에도 현 회장의 침묵은 이어졌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잠시 혼자 온천에 들린 뒤 오찬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음악회를 위해 현 회장이 마련한 오찬 자리였지만 윤만준 사장이 오찬사를 대신했다.

윤 사장은 “안팎의 시련과 도전이 있다”며 현대그룹을 도와달라고 호소, 현 회장의 심경을 대신 밝혔다.

현 회장이 금강산에서 거듭한 고민이 어떤 대응책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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