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연기’ 문의…왜했나

통일부가 연례적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시기를 미룰 수 있는 지에 대해 국방부에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통일부는 올해 3월에 계획된 한미연합 전시증원(RSOI) 및 독수리훈련(FE)을 연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사를 최근 국방부에 물어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국방부도 이날 “남북장관급회담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RSOI 및 FE 일정과 중복돼 부처간 일정을 협의했고, 그 결과 원래 계획대로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으로 미뤄 3월 28∼31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18차 장관급회담이 훈련 연기가 가능한 지를 물어본 직접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이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입장설명을 통해 “국방부가 관련부처와 중요 현안 및 훈련일정을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정부 내 통일외교안보 부처 간에 정책결정과정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의사소통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통일부가 남북행사 때문에 연례 한미연합 훈련의 연기를 고려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통일부의 판단 배경에는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놓고 보여온 북한의 태도를 감안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독수리훈련은 물론 보통 8월말 열리는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온 게 사실이다.

실제 작년에는 UFL 연습을 직접 문제삼으면서 4차 2단계 6자회담 개막이 애초 합의보다 2주 정도 미뤄진 적이 있다.

또 작년 8월 12일 열린 남북장성급회담 제4차 실무대표회담에서 장성급회담 일정에 관한 합의가 무산된 것도 북한이 UFL을 문제삼은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더욱이 북한은 작년 마지막 장관급회담인 12월 13∼16일 제17차 회담 기조연설에서 올해 현안으로 정치.군사.경제 분야의 3대 장벽 제거를 내세웠고 이 가운데 군사 장벽이 바로 ‘외세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사례에 비춰 통일부는 올해 첫 장관급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한미합동 군사훈련이 이뤄질 경우 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을 우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사당국자회담의 조기 개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6자회담 개최가 안개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채널을 통한 안정적인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음직 하다.

하지만 결국에는 독수리훈련을 예정대로 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오는 3월말 장관급회담을 놓고 북한이 어떤 태도를 보일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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