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종료선언 검토’ 현실화될까

토니 스노 미 백악관 대변인이 18일 언급한 ’한국전 공식 종료 선언 검토’는 현실화될 수 있을까.

정부 관계자들은 “핵폐기를 전제한 발언이며 그 내용도 이미 9.19 공동성명에 들어가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하지만 1년 넘게 교착상황에서 헤매다 가까스로 6자회담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는 스노가 미묘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점을 감안할 때 그냥 무시하기도 힘든 형국이다.

실제로 9.19 공동성명이 도출된 당시, 전문가들은 “성명 내용이 실천될 경우 한반도 냉전질서가 평화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로 변화하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따라서 ’한국전의 종전 선언’은 북핵 사태 해결을 넘어 한반도 지평에 새로운 전기가 열린다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전쟁을 정점으로 하는 한반도 대결구도는 한-미-일 남방 3각 동맹과 북-중-러 북방 3각동맹의 대립으로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다 1990년대 국제사회의 탈냉전 상황이 전개됐고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대립구도는 북미 대립구도로 급속도로 재편됐다.

이렇게 보면 한국전의 종전을 선언하게 될 경우 북미 대립구도의 해체라는 정치.외교.군사적 의미가 강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치하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 외에 협정 조인국은 아니지만 실질적 당사자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9.19 공동성명 4항은 ’직접 당사자들은 한반도에서의 영구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을 적절한 별도의 포럼을 통해서 평화협정 체제를 협상하기로 했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실무포럼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의미는 북한의 체제보장을 약속하는 적극적인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은 핵개발의 명분으로 ’체제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제네바 합의 등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과정에서 북한은 미국을 향해 ’미 대통령의 불가침선언’ 등을 요구해온 터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평화협정은 북한의 체제보장을 협정의 형식으로 약속하는 것으로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평화협정 체제의 완성은 복잡하고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속성을 안고 있다. 북한의 핵폐기가 전제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결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우선 평화체제의 관리 주체를 새롭게 확립해야 한다. 현재 정전체제의 관리자인 유엔군 사령부는 해체돼야 할 것이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평화유지군’이나 ’유엔군 및 감시단’이 한반도 평화상태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자들 사이에서 그동안 제기돼왔다.

또 한미간 군사동맹문제, 나아가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 등 전반적인 미국의 동북아전략도 수정대상이 돼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결국 미국의 종전 선언 검토는 단기적으로 무엇을 하려 한다는 것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이 발언이 나온 것은 워싱턴의 기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서 대북 강경론을 주도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 장관이 퇴진한 이후 워싱턴 내 기류가 협상 중시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외교소식통은 “대북 압박을 통한 북한의 ’체제변형’을 최종 목표로 도모했던 네오콘이 퇴진하고 대신 협상파가 득세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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