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DJ’ 정국 향방 주목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정국은 적잖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권에 `화해와 통합’이란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정국의 향방은 대립과 분열보다 대화와 화합 모드를 지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지난 30여년간 한국 정치를 지배했던 `3김 시대’가 종식됐다는 점에서 통합과 화합이라는 새로운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담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올해만 두번째 `서거정국’을 맞은 정치권은 정국 타개책 모색을 위한 직.간접 대화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당장 9월 정기국회 개원에다 10월 재보선 공천 등 굵직한 현안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미디어법 강행 처리 이후 냉각된 여야 관계를 해동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철저한 의회주의자였던 DJ의 유지를 내세워 `조건없는 등원론’으로 민주당을 압박하면서 국회 내에서 정치.민생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동안 장외투쟁을 벌여왔던 민주당은 당장 등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원내외 병행투쟁’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등원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DJ 조문기간에 조성된 화합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어 장외투쟁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잇단 `조문정국’ 속에 향후 10월 재보선에 민심의 향배가 어떻게 투영될지도 향후 정국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선거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운영 기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10월 재보선은 경기 안산과 강원 강릉, 경남 양산 등 확정된 3곳에다 수도권 1∼2곳이 늘어날 수 있어 `서거정국’은 여야간 `수도권 대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권은 이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미뤄져 왔던 당.정.청 쇄신을 통한 국정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에 대한 후속작업으로 국면을 전환하고, 내각 및 청와대 개편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인 것.

다만, 내각과 청와대 개편에서 인사 탕평이 어느 정도 실현될 수 있느냐가 민심의 흐름을 좌우할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3김 정치’의 한 축이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한국 정치의 폐단인 지역구도 청산과 사회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은 지역주의 해소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고 오랜 논의를 거쳤기 때문에 여야가 강한 의지만 있으면 속도를 내겠지만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녹록지 않은 과제다.

향후 정국에서 또 하나의 분수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급속한 `해빙무드’다.

조문단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 당국간 접촉이 이뤄져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향후 진보.개혁 진영의 운명도 갈림길에 놓여있다는 관측이다.

생전에 `대통합’을 강조했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진보개혁 진영의 중심축이 사라진 상태에서 진보.개혁 진영이 통합의 물꼬를 트게 될지, 아니면 또다시 분열의 길을 걷게 될지 전망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노 신당의 태동은 가깝게는 10월 재보선을 물론이고, 진보개혁 진영의 결속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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