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접근방안’ 협의 본격화

9.14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합의한 ‘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관련국간 협의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이번 주중 미국을 방문,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하는 데 이어 다음 주에는 한.미.일 3국이 모여 `포괄적 접근 방안’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낼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중심으로 한 대북 경제제재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고 북한 역시 “미국이 제재를 유지하는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서 전망은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 천영우-힐 주중 회동 =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주중 뉴욕, 또는 워싱턴에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와 회동하고 `포괄적 접근방안’의 세부 조율에 들어갈 예정이다.

천 본부장은 18일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청와대 및 외교부 당국자들과 협의를 갖고 `포괄적 접근 방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한 뒤 이르면 19~20일께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포괄적 접근 방안’이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대북 경제원조, 북미 관계개선 등 개별적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포괄적으로 엮은 `패키지 안 ‘이라는 정도만 알려졌을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

천 본부장과 힐 차관보는 북한과 미국이 한 발짝 씩 양보하는 선에서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두 수석대표가 마련한 해법은 `24일부터 시작하는 주’ 중 열릴 예정인 한.미.일 3자 회동에서 추가 조율을 거친 뒤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 수석대표 회동의 관건은 `6자회담의 맥락 안에서만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하다’는 미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느냐로 정리된다.

북미가 6자회담 개시 전에 만나 회담 중단의 직접적 원인인 BDA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느냐가 이번 포괄적 접근방안의 중요 관전 포인트인 만큼 미국이 북한과의 `6자회담 전 양자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합을 두 수석대표가 만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포괄적 접근방안’이라는 새 카드를 주도적으로 마련한 한국 내의 기대와 관심과는 달리 미 행정부와 언론이 별다른 기대감을 피력하지 않고 있다는 점,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이 이번 주 유럽.중동을 순방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행을 촉구할 예정인 점 등은 섣부른 기대를 자제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술 더 떠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16일 “북한과 이란의 불법 금융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이 유연성을 보인다 치더라도 BDA를 중심으로 한 대북 금융제재 카드를 쉽사리 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고 안보리 결의 이후 준비해온 대북 제재조치 복원을 하염없이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없지 않다.

결국 `포괄적 접근방안’이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대북 제재 국면을 협상 중심의 새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 북중 대화에도 관심 = 북한-중국간 직.간접 대화도 주중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가 주도하고 있는 포괄적 접근방안을 북한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중국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북측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포괄적 접근 방안’이 새 카드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국은 재무부를 중심으로 자체 동력으로 대북 제재를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고 북한 역시 한.미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임을 사실상 `선언’했다.

북한 내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7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이 제재를 유지하는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

그런 만큼 한미가 마련한 포괄적 접근방안을 북이 받아들이도록 설명하고 이 방안이 논의되는 동안 북한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설득해야 할 중국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모락모락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가능성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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