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접근방안’ 열매 맺을까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외교통상부 북핵 담당자들은 최근 언론과의 공식.비공식 회동에서 6자회담이 언급될 때마다 “한.미가 합의한 포괄적 접근방안에 따라”란 표현을 거의 빼놓지 않고 있다.

지난 16~18일 베를린 북미 회동을 고비로 차기 6자회담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는 우리 정부가 회담 재개 및 재개시 진전 방안을 묶어 초안을 만든 뒤 지난 해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화시킨 포괄적 접근방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자평인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해 10월말 북미가 1년 가까운 공전에 마침표를 찍고 회담 재개에 합의하는데 일조한 ‘북미 방코델타아시아(BDA) 워킹그룹 구성안’ 또한 포괄적 접근방안의 일환이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BDA 문제에 대한 타협점을 모색해 6자회담을 재개하고 재개시 모든 역량을 9.19 공동성명의 초기단계 조치 합의 및 이행에 집중함으로써 상황을 타개하자는 것이 이 방안의 골자.

외교부 당국자들은 북핵 국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론이 도마위에 오른데 맞서 우리가 만들어 낸 포괄적 접근방안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적극 홍보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다음달 8일 전후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6자회담을 통해 ‘포괄적 접근방안’이 북핵 문제 해결의 ‘밀알’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괄적 접근 방안’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방안은 지난 해 7월5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그에 따른 안보리 결의 1695호 채택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북 압박과 그에 맞서 위기의 전압을 높여가는 북한의 강경 입장이 충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상황에서 탄생했다.

대북 쌀.비료 지원 중단에 이어진 남북 대화 단절로 우리의 대북 영향력이 소진돼 가던 상황에서 청와대 안보실장이던 송민순 현 외교부 장관 주도로 만든 북핵 해법이 바로 포괄적 접근방안인 것이다.

이 방안에는 BDA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과 ‘크게 주고 크게 받는’ 딜을 통해 핵폐기 과정을 최대한 단축하는 아이디어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사실상 마지막으로 북한에 압박이 아닌 외교로 문제를 풀 기회를 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송 장관은 지난 해 9월14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반기문 현 유엔 사무총장과 조를 이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집중 설득, 이 방안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고 이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공식화됐다.

그러나 이 방안은 10월9일 북한 핵실험으로 불과 탄생한 지 한달이 채 안돼 휴지조각이 되는 듯 싶었다.

포괄적 접근방안이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에 전달된 뒤 북한의 답변이 기대될 즈음에 북한은 핵실험으로 그 답을 대신했던 것이다.

꽃을 피우지 못한 채 폐기위기에 놓였던 포괄적 접근방안은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베이징(北京) 회동을 통해 6자회담 재개가 합의되면서 회생했다.

6자회담과 BDA 트랙을 분리하는 방안으로, 포괄적 접근방안에 포함된 BDA 워킹그룹 구성안에 북미가 동의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어 포괄적 접근방안은 미국이 지난해 12월 6자회담에서 초기단계 조치와 상응조치를 묶어 북한에 제안한 ‘패키지딜’의 초안 역할을 하면서 ‘비상’(飛上) 했다. 북한이 회담에서는 BDA 해결 우선 원칙을 고수하며 미국의 제안에 답하지 않았지만 북미 베를린 회동 등을 통해 미국의 제안에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나선 때문이다.

분위기는 점점 ‘되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포괄적 접근방안의 성패에 대한 최종 평가는 차기 회담 과정을 지켜봐야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우선 30일부터 북미가 베이징(北京)에서 진행할 BDA 워킹그룹 회의가 충돌없이 진행되고 이어 6자회담에서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들이 벌일 초기 단계 조치와 상응조치의 균형점 찾기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포괄적 접근방안은 ‘특허’로 정식 등록될 수 있다는 얘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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