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접근방안’ 관건은 결국 북·미 회동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 새 화두로 등장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단 한미간 추가 협의를 통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포괄적 접근방안’은 북한이 원하는 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원하는 바를 포괄적으로 엮어 6자회담의 동력을 살릴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한다는 아이디어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BDA 문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대북 경제원조, 북미 관계개선 등 개별적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포괄적으로 엮은 ‘패키지 안’을 통해 치열하게 대치하는 북한과 미국이 한 발짝 씩 양보하는 선에서 북한의 6자회담 참가를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양측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만나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고 그것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 이어지는 것이 ‘포괄적 접근방안’이 만들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결국 이 방안 역시 성패 여부는 차치하고 이제껏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시도됐지만 불발했던 여러 아이디어나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일단 북한과 미국이 만나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미 회동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미 1년 동안 열리지 않고 있는 6자회담에서 보여진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6자회담 틀 안에서만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원하긴 하지만 금융제재 해제를 6자회담 복귀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는 입장에 조금도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북미간 기본 인식차에도 불구,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이전에 북미간 양자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부분은 미국이 최근 6자회담에 돌아 오겠다는 북한의 의사만 확인되면 회담 전이라도 북한과 양자대화를 가질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6자회담의 틀 ’에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것.

6자회담의 틀을 좀 더 확장하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과의 양자대화까지도 ‘6자회담 틀’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가 기대를 갖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미 정상회담과 그에 앞선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 천영우 한반도평화본부장 등의 최근 방미 과정에서 미측은 그런 정도의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사인’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월 5일 미사일까지 시험발사하면서 ‘거꾸로 가버려’ 북미간 대화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에 다시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북 대화마저 잠정 단절된 상황에서 중국은 한.미 등 관련국들이 만들어 낼 ‘포괄적 접근방안 ’을 북한이 수용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플레이어’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최근 모락모락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현실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시점상 ‘포괄적 접근방안’의 성패를 판단할 ‘데드라인’은 11월15~19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때라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APEC 이전에 ‘포괄적 접근방안’에 대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의견차를 좁히는 작업을 진행한 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 및 고위 관리들이 대거 참여하는 APEC에서 좀더 진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기대다.

‘포괄적 접근방안’이 열매를 맺기까지 상황 악화를 막는 것도 한국을 비롯한 회담 참가국들의 숙제가 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검토 중인 대북 제재 복원 방안의 실행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미측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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