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대북경협’ 어떤 내용 들어있나

정부가 13일 대북 ‘포괄적.구체적 경협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면서 그 의미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괄적 대북경협 계획은 북핵 문제의 해결 국면에 대비해 남북경협의 청사진을 담는 것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긴 안목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 미래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상에서 한 축을 이룬다.

남북경협을 통해 남북경제공동체를 지향하고 나아가 북방경제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목표와, 북핵을 넘어 평화체제를 수립하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도모하자는 비전이 한반도 미래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괄적 경협계획은 북한의 성공적인 경제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남북경제공동체에 대비하고 향후 공동번영을 추구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그 형식도 종전의 단순한 지원보다는 북한 경제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개발협력의 형태를 지향할 전망이다.

이날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을 팀장으로,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농림부, 건설교통부 등 14개 부처 국장급이 참여하는 TF가 구성된 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목표와 원칙을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공동성명 채택 다음 날인 지난 달 20일 “남북문제 해결의 큰 안목에서 접근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의 방법과 비전이 나올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울 수 있는 포괄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TF가 새로 짜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미 작년 6월15일 북핵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포괄적 경협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같은 해 6∼7월 통일안보 관계부처 TF 회의를 통해 기본계획을 짰기 때문이다. 또 지난 5월 초안을 마무리한 뒤 계속 보완해왔다.

특히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6월17일 평양에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났을 때 이미 포괄적 경협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TF는 이미 사업별 실천안의 윤곽까지 잡아놓은 계획을 토대로 참여 부처의 의견을 듣고 수정 및 첨삭, 선별하는 작업에 집중될 전망이다.

전체 사업 가운데 우선순위를 가리고 사업별로도 이행단계를 정하는 로드맵을 작성하는 작업이 주를 이룰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계획이 담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포함되어 있을까.

노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에너지, 물류운송, 통신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9월22일 국정감사에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비롯해 남북경협 활성화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협력사업을 포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 예로는 SOC 중에는 에너지, 교통망(물류), 정보통신망 등을 들었고 ▲관광 ▲공유하천 공동이용 ▲제조업 ▲농림수산업 ▲경협제도 및 지적 인프라 ▲국제사회 진입 지원 등을 거론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 에너지협력과 철도 현대화, 백두산관광, 남포항 현대화, 북한 산림녹화, 남북공동 영농단지 개발, 남북공유하천 공동이용 등을 ‘7대 신동력 사업’으로 검토해왔다. 결국 7대 신동력은 포괄적 계획의 일부를 이루는 셈이다.

벌써부터 남북장관급회담과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통해 추진 중인 것도 있다.

농림 분야에서는 농업협력위원회를 통해 산림녹화와 공동영농단지 방안을 협의했고 수산 분야에서는 공동어로와 공동양식 등을, 경공업에서는 신발, 의류, 비누 등 원자재 제공, 광공업에서는 북한내 지하자원 개발을 각각 논의하고 있다.

개성 시범관광이 이뤄졌고 백두산관광 실현도 가시화되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에서는 향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도입 문제나 동북아 전력계통 연계 등 다양한 방안에 거론될 수 있지만 이미 대북 중대제안을 통해 200만kW 대북 송전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첫 단추를 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류 분야에서는 현재 경의선.동해선 도로가 연결되고 철도도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내 철도 현대화를 통해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을 염두에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물류비 절감은 물론 한반도의 동북아 물류기지화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기존의 사업인 개성공단의 경우 공단 150만평과 배후단지 100만평 규모의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추진시기를 애초 예정이었던 2007년에서 앞당겨 1, 2단계 개발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개성공단 성공의 바탕 위에 제2, 제3의 북한 내 공단 조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의 비전도 북측에 제시한 만큼 북한이 그동안 특구 후보지로 삼았던 신의주를 비롯한 지역에 추가 공단 설치 문제도 중장기계획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문제는 광범위한 사업을 어떻게 일관성을 갖고 추진하며, 그 막대한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 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남북경협 전반을 다루는 공기업인 ‘남북협력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이 공사에게 경협 총괄에 그치지 않고 국내외 펀딩을 통한 재원 조달까지 맡기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TF에서도 공사 설립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의 시행은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 문제와 직결돼 있다.

향후 남북관계 진전과 ‘행동 대 행동’ 계획을 논의할 6자회담의 진행 상황, 북측의 입장, 주변정세 변화 등 여러가지 변수들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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