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남북관계…통일부 위상은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획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합의들이 도출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합의가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 위상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 정상은 `2007 정상선언’에서 지금의 장관급회담을 총리회담으로 격상시키고 재경부 차관이 참석했던 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대신할 경제부총리급 경제협력공동위원회를 만들며 단 1차례에 그쳤던 국방장관회담도 7년여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관계를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역할을 총리회담에서 하고 군사분야는 국방장관회담, 경제분야는 경제협력공동위원회가 각각 전담하는 구조다.

남북간 회담 채널을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기는 하지만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7년 여간 21차례 열리면서 남북관계를 총괄해오던 장관급회담이 사실상 없어지다 보니 일부에서는 통일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일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장관급회담은 지금껏 남북관계의 최고위 협의채널로 기능해 왔지만 이제는 그 역할을 총리회담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장관이 북측의 고위인사와 정례적으로 얼굴을 맞댈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물론 1990년대 초반 고위급회담 때처럼 총리회담에 통일장관이나 통일차관이 대표로 참석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이어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경제협력과 군사부문은 주무 장관이 회담에 나서는 만큼 재경부와 국방부가 중심이 돼 굴러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의 `입김’이 그만큼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통일부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회담의 수석대표는 총리로 바뀌었지만 실질적으로 정책을 구상하고 북한과 협상하는 `브레인’ 역할은 여전히 통일부가 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역할이 총리로 높아진 만큼 부처 간 이해관계 조율도 과거보다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는 점도 통일부의 입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판’이 커지다 보니 장관급회담이 총리회담으로 격상된 것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자연스럽고도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향후에도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통일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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