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방위 예규’…민·군·경 공조 강조

정부가 재난.재해를 포함한 각종 국가안보 및 위해사태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해당 예규를 작성하도록 통합방위법 시행령을 손질한 것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임진강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민.군 통합방위체제의 미작동’이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임진강 사태는 우선적으로 수자원공사와 연천군 등 임진강 담당 기관의 책임 방기에 따른 것이지만, 북한 황강댐 무단방류로 인한 임진강 상류 수위 상승 사실을 군이 인지하고도 관련 기관에 전파하지 않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여지를 좁혔다는 측면에서 통합방위체제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됐다.

각 지자체와 군, 경찰은 통합방위체제라는 명목으로 매년 북한 침투와 대규모 재난, 재해, 구호와 관련한 절차를 연습하고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군이 수위상승 사실을 인지하고도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 등에 통보하지 않는 등 남북 접적지역 강물이 불어나는 경우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한 민.군 통합방위 차원의 매뉴얼은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임진강 유역이 군사지역인 점을 감안해 향후 군과 관계기관 간 상호통보체제를 강화하기로 하는 단기적 처방을 내놓은 데 이어 비록 이번과 같은 물난리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여타 안보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통합방위법 시행령에 대한 손질을 가한 것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도 사고발생 직후인 지난 7일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조기경보체제와 관계부처 간 협조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각 지자체가 군과 경찰 등 관련기관과 협의해 지역 통합방위에 필요한 예규를 작성해 시행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수공(水功)을 비롯해 해당 지역별로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안보사태에 대해 지역별 상황에 맞게 매뉴얼을 작성, 매년 통합방위 연습 때 이를 시행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유사사례가 발생할 경우 기관별 세부적인 책임이행 사항은 다를 수 있지만 공조가 유지되고 책임 떠넘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국무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중앙 통합방위회의는 물론 시장, 군수, 구청장이 의장인 지역통합방위협의회도 매년 1회 이상 열도록 하는 안을 신설함으로써 이 같은 사항을 점검토록 했다.

여기에 적의 침투나 도발 등의 위협이 예상될 경우 경계태세를 발령할 수 있도록 한다는 원론적인 조항을 좀 더 구체화해 경계태세를 1~3급으로 나누고 경계태세 발령권자를 연대장급 및 경찰서장급 이상 지휘관, 독립 전대장급 이상 지휘관 등으로 특정함으로써 그 책임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또 경계태세 발령권자가 통신두절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없으면 차상급 지휘관에게 보고 후 경계태세를 발령하거나 해제토록 함으로써 지휘계통 간 연락이 철저히 유지되도록 했다.

이번 임진강 사태 당시 군은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에 수위 상승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정작 관할 지역에서 훈련 중인 전차부대에조차 이를 통보하지 않아 군내 연락체계에도 허점을 드러낸 바 있다.

개정안이 `지자체장이 적의 침투와 도발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군과 경찰과 협조해 각 국가방위요소를 연계시키고 통합방위작전을 지원하는 등 지역단위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규정해 연계성과 공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