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철도 구슬땀’ 김귀곤 교수

7년동안 친환경적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생태학자가 17일 시험운행하는 동해선 열차에 몸을 싣는다.

김귀곤 서울대 교수(조경학)는 금강산에서 출발하는 동해선 열차를 타기 위해 열차 운행 하루전인 16일 북한으로 떠나는 버스에 오르며 “곱게 키운 딸 시집보내러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0년부터 경의선ㆍ동해선 공사가 진행되는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통제구역에서 환경생태공동조사단을 꾸려 사전 환경 영향 조사와 친환경 공법 조언, 생태계 연구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철도 연결 공사기간인 2000∼2005년에는 매달 공사 구역을 들락날락했으며 공사가 끝난 뒤에도 사후 모니터링을 위해 분기마다 한번씩 해당 구역을 방문한 그는 “거의 DMZ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뜻깊은 철도 연결과 열차 시험운행이 행여나 반세기 넘게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에 상처를 내지는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했다고 김 교수는 회고했다.

이번 열차 시험운행에서 동해선을 타게 된 것도 작년 말부터 사후 모니터링을 시작한 동해선 구간의 습지 생태계를 두 눈으로 지켜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열차 운행은 먼지, 소음, 대기오염, 기름누출 등으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철저한 사후 모니터링으로 친환경적인 열차 운행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기회에 남북 공동 환경생태조사의 물꼬를 트고 설악산-DMZ-금강산을 잇는 지역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열차 운행 구간이 비록 군사분계선으로 나뉘어 있지만 생태계 입장에서는 같은 유역이므로 이를 공유하고 있는 북측이 환경생태조사를 하지 않는다면 철도 개통으로 인한 악영향 저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남측 구역은 조사단의 노력으로 생태다리와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설치되고 습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노선을 변경했을 뿐만 아니라 대체 습지 5곳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했지만 북측 구역은 아직 보호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철도 개통과 금강산 개발 등으로 환경 훼손이 심각해지기 전에 북한과 손잡고 설악산과-DMZ 습지대-금강산을 잇는 지역을 벨트로 묶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내지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북측 구역의 철로 인근에는 `감호’라는 기수호(汽水湖)가 있어 금강산에서 내려온 민물과 썰물 때 흘러든 동해의 바닷물이 한 데 섞인다”며 “`감호’의 환경적 가치 만큼 남과 북이 한 데 어우러지는 철도 개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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