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성명 1주년> `창의력’ 발휘하는 한국

9.19 공동성명이 타결된 뒤 6자회담이 공전을 거듭하던 지난 1년간 우리 정부는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꾸준히 창의력을 발휘해왔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열린 5차 1단계 6자회담에서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통한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처음 제기한 이후 6자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정부는 그간 여러 아이디어를 내며 회담 재개를 모색했다.

정부는 대북 송전 제안으로 9.19 공동성명의 터를 닦았고, 공동성명이 도출되기 직전 협상이 진통을 겪을 때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긴급 전화통화를 통해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런 만큼 공동성명 타결 이후 6자회담이 금융제재 문제로 위기를 맞자 우리 정부는 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여러 시도들을 주도했다.

첫째 카드는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모이는 비공식 6자회담. 정부는 회담에 나오지 않는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모이는 비공식 회동을 제안했다.

5차 1단계 회담이 북미간 `샅바싸움’ 속에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끝난 만큼 각국 대표들이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취지였지만 북한이 참가를 거부함에 따라 무위로 끝났다.

이어 올 1월 18일 북한과 미국,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3인의 베이징(北京) 회동 또한 우리 정부와 중국이 의기투합해 성사시킨 이벤트였다.

비록 북한이 선 금융제재 해제, 후 회담복귀를 고수하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중국을 활용,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꺼리는 미국을 사실상의 북미 양자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은 창의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꾸준히 추진하고 올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발언’을 통해 북한에 대한 많은 양보, 물질적.제도적 지원 등을 언급함으로써 남북관계 진전을 6자회담 재개의 추동력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발사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은 무기한 연기되고 몽골발언도 후속조치가 동반되지 못하면서 유야무야 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의 아이디어는 7월 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이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거부하고 6자회담 참가국들을 포함, 총 10개국이 나서는 다자회동에도 나서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고갈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정부는 9.14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또 한번 창의력을 발휘,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찾자는데 미국과 합의함으로써 꺼져가는 6자회담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7월 15일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결의문을 채택함에 따라 대북 제재국면이 대세를 이뤄가던 중 정부는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대북 경제원조, 북미 관계개선 등 개별적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포괄적으로 엮은 `패키지 안’을 마련한 것이다 .

이를 위해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과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등은 수시로 중국, 미국, 일본 등을 오가며 우리의 구상을 `세일즈’ 했다.

아직 북미가 `포괄적 접근 방안’을 수용할지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경우 우리 정부 창의력이 낳은 또 하나의 개가로 기록될 법하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