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제안’ 국회 동의 거치나

정부가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북한에 제의한 ‘중대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13일 국회 동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헌법 58조와 60조를 내세워 북한에 매년 전력 200만kW를 제공할 경우 국민들에게 심대한 재정적 부담을 안기게 되는 만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58조는 “국채를 모집하거나 예산 외에 국가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하려 할 때에는 정부는 미리 국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제60조는 “국회는…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열리우리당은 국회 차원의 논의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지만 그 형식과 방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동의 절차가 굳이 필요하겠냐”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경수로 건설비용 중 24억달러를 갖고 대북 직접 송전에 쓰겠다고 하고, 북한에 매해 200만kW 전기를 보낸다고 할 때는 국민적 합의와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홍준표(洪準杓) 의원도 “대북중대제안은 한국 국민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지우는 것이므로 국회 동의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국회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대북 중대제안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보다는 대북전력지원 비용에 대한 규모와 방식을 사전에 명확히 규정해 이후 추가적인 국민부담을 막고, 대북지원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의도 쪽에 무게를 실은 듯하다.

그 바탕에는 현재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대북경수로 사업비 잔여금 24억달러만으로는 중대제안을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분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회 통외통위 소속의 우리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대북중대제안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국회 동의안 처리절차에 따를 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택할 지에 대해서 추가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도 전날 중대제안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여야 정치권, 국회와도 충분히 협의하면서 필요한 절차를 거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필요한 절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볼 때 정부.여당의 의도는 일단 중대제안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바탕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 집행때처럼 국회 통보 또는 보고 정도면 되지 않겠느냐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경수로사업과 관련, 한국정부와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간 재원조달협정에 대한 비준동의안이 지난 99년8월 국회에서 동의절차를 밟았고, 남북간 경협 관련 합의서도 조약에 준해 국회 비준동의를 받았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이 한나라당의 국회동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노동당 홍승하(洪丞河) 대변인은 “정부는 대북경수로 자금으로 전력지원비용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이고, 경수로지원금은 이미 국회에서 동의를 받은 만큼 집행내용은 바뀌었지만 전체 사업은 이미 국회 동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종필(柳鍾珌) 대변인도 “절차를 거치든 안 거치든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중대제안에 대한 국회 동의절차가 이뤄지더라도 동의안의 국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동의안 논의과정에서 대북전력지원 비용 및 비용 충당방안 등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