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대북 추가 지원 검토’ 의미와 배경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 수용을 전제로 `추가로 광범위한 (대북) 조치를 탄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데 합의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5일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이 건설적인 반응을 보여온다면 한미 양국은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7일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9.19 공동성명의 초기 단계 이행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한미 양국은 추가적으로 (북한에 대한) 광범위한 조치를 탄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광범위한 추가조치 탄력적 검토” 의미 = 송 장관의 5일과 7일 발언은 북한이 지난 6자회담에서 제기된 핵폐기를 위한 초기이행조치에 합의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당시 제안됐던 것보다 많아 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점에서 송 장관의 7일 발언은 다소 막연했던 지난 5일 발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외교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미국은 북한과 실질적인 협상을 할 의지가 있다는 뜻”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100% 수용해야 뭘 줄 수 있다는게 아니라 주고 받을 내용에 대해 유연성있게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입장은 북미간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한에 전해지고 있으며 곧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면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재차 전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송 장관의 발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추가적’, `광범위’, `탄력적’이란 용어다.

`추가적’이라는 표현은 미국이 지난 달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북한에 던진 `패키지 딜’ 상의 대북 상응조치 외에 `플러스 알파’가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또 `광범위’란 표현은 9.19 공동성명의 내용을 포괄하면서도 보다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탄력적’이라는 표현은 초기 이행조치 제안을 북한이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에 따라 한.미 등이 줄 수 있는 인센티브도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점을 의미한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 양측은 이 같은 제안의 전제로 북한이 앞선 6자회담에서 미국이 제안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합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거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핵폐기 의지를 보여줘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제안 배경은 = 한미 양국이 조건부로 추가 인센티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결국 북한이 초기 단계 이행조치를 수용토록 촉구하는 의도가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앞서 열린 회담에서 BDA(방코델타아시아) 금융제재가 해결되어야 핵폐기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다만 북한의 이 같은 태도가 미국이 제안한 `패키지 딜’을 거부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관련국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 만큼 미국의 제안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북한으로서도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BDA 우선해결에 대한 집착을 풀게 하는 데는 북한이 초기 단계 이행조치를 수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파이’를 키우고 더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받을 수 있는 파이를 키워 놓은 상태에서 차기 북미 BDA 회의에서 BDA 해결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된다면 다음 6자회담에서 모종의 합의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한미 양국의 기대인 만큼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없지 않아 보인다.

◇인센티브 내용은 = 송 장관은 추가적인 조치의 내용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것들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만 부연했다.

정부 당국자들도 송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앞서 6자회담에서 초기 이행조치에 합의하면 주기로 한 것들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인센티브의 외연을 확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의 인센티브를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9.19 공동성명에 나오는 내용을 세분화하거나 성명 내용을 구체화 시킨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이 초기 이행조치 제안을 수용하면 대북 서면 안전보장을 하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한편 경제.에너지 지원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게 앞서 회담에서 미국이 제시한 `패키지딜’상의 인센티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기 조치로는 우선 경제.에너지 지원 측면에서 북한이 간절히 바라는 경수로 건설 및 건설 때까지의 중유제공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북한 개발을 위한 세계은행 또는 아시아개발은행 가입 지원과 경공업 및 농.수산업.광업.임업 협력, 사회간접자본 협력,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 등도 추가 조치의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또 북미 관계 정상화와 관련, 외교장관급을 포함한 북미간 고위급 인사교류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의 조기 출범 등도 한미가 구상하고 있는 `추가 조치’에 포함됐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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