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으로 들어간 北…’협상의지’ 주목

북한이 적진으로 들어갔다.

전세계의 관심이 쏠린 이른바 ’BDA(방코델타아시아) 실무회의’는 19일 오후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열렸다.

미국과 핵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 영토나 다름없는 미 대사관에 들어가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는 모양새를 보인데 대해 베이징(北京) 외교가가 술렁이고 있다.

애초 BDA 회의 장소는 댜오위타이(釣魚臺)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장소인 댜오위타이 안에 있는 팡페이위안(芳菲苑) 내 다른 방 정도에서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BDA 회의는 댜오위타이에서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언론의 집중적 관심을 피해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인 회담을 갖기에는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할 수있는 댜오위타이 만한 곳도 없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였다.

게다가 BDA 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힌 북한으로서는 6자회담과 BDA회의를 같은 장소(댜오위타이)에서 갖는 편이 최선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의표를 찔렀다.

현재까지 미국 대사관에서 회담을 갖자는 제안을 누가 먼저 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미국대사관’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은 상징성을 보여준다.

우선 북한이 이번 BDA 회의를 실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밀고 당기는 협상이라기 보다는 미측의 설명을 듣고, 향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실무 논의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디에서 열리든 상관없다’는 입장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과거 뉴욕회담에서 정치적 선전에 능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을 내보낸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금융전문가인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내보낸 것도 실무협의를 이끌어보겠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협상의지를 과시하려 한다는 해석도 많다.

핵실험을 강행, 핵보유국이 된만큼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성과’를 얻어보려는 북한의 의중이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BDA 회의와 동시에 이번 회담들어 꺼려왔던 6자회담내 북미 양자회담에 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BDA 협의 개시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여겼던 것 같다”면서 “결국 BDA 회의가 이번 회담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BDA 회의에서 북한과 미국이 어떤 절충점을 찾느냐에 따라 북미 양자협의는 물론 전체 6자회담의 향방도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진으로 뛰어든 북한이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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