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달라’ 기도 한번 못했습니다”

“죽을 줄로만 알아 형을 위해 기도 한번 하지 못했습니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단에 포함된 정종규(73.전남 담양군)씨는 지난 60년간 사망한 줄로만 알았던 형이 북에서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뿔뿔이 흩어졌던 5남매 중 4남매는 전쟁 직후 담양에서 재회했지만, 맏이인 종기(76)씨는 그 후로도 소식이 없었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던 어머니는 “종기가 북한군에 끌려가다 죽었다고 하더라”는 주민들의 말에 눈물을 쏟고 그 후로는 큰아들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정씨는 22일 “가족들은 전쟁이 터질 때 17살이었던 큰형을 많이 그리워했다. 하지만,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 가족들이 `잘 살아달라’는 기도 한번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막내 맹순(61.여)씨는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큰 오빠의 사진을 통일부에서 확인하고는 “60년이 흘렀지만, 피붙이는 한 번에 알아보겠더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상봉에는 둘째인 정씨와 셋째 종옥(69), 넷째 종심(67), 다섯째 맹순(61.여)씨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정씨는 형을 만나면 “형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작고하신 어머니와 가족들이 전쟁 이후에 어떻게 살았는지 손을 꼭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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