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살인’ 탈북자 항소심도 무기징역

서울고법 형사9부(김용호 부장판사)는 탈북행위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체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탈북자 신모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탈북 주민으로서 남다른 입장에 처해 있던 피고인이 피해자의 비난을 듣고 느꼈을 분노가 아무리 큰 것이었다 할지라도 피해자를 맥주병으로 수 회 내리치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붙잡아 목졸라 살해한 행위는 정상적 사람이라면 누구나 용납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행위이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고 피해자의 사체를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훼손하는 야수적 만행을 저질러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짓밟고 문명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준 점, 강도살인미수죄 등을 저질러 10년 동안이나 수감생활을 하고도 출소 1년도 안 돼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춰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귀순 이후 순탄하지 않은 삶 속에서 멸시를 받으며 쌓인 울분과 고통 또한 짐작할 수 있고, 북한에서 자기 때문에 고생하는 부모와 여동생들을 늘 마음에 두고 살아왔을 피고인이 ‘부모를 버리고 탈북했다’는 비난을 듣고 비통한 심정으로 말미암아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참작해 보면 사형 선고가 정당화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찰측 항소도 기각했다.

1990년 귀순한 신씨는 1995년 강도살인미수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출소한 뒤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찾아간 동해시의 한 식당에서 주인 K(여ㆍ당시 52세)씨가 “어떻게 부모를 다 버리고 왔느냐”고 말하자 격분해 K씨를 목졸라 죽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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