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계 5030’이란 무엇인가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의 8일 대정부질문에선 ‘작전계획 5030’이라는 낯선 군사용어가 등장, 눈길을 끌었다.

이해찬(李海瓚) 총리도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으로부터 “작계 5030에 대해 들어봤느냐”는 질문을 받고 “들어봤으나 구체적으로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생소한 개념이다.

지금까지 한반도 군사활동과 관련돼 공개된 미국의 작전계획은 작계 5026, 5027, 5029 등이다. 5030은 이같은 작전계획의 시리얼 넘버의 마지막에 위치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작계 5027(O-plan 5027)로, 한반도의 전면전 상황을 전제로 한 전쟁시나리오다. 지난 74년 처음 작성된 뒤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왔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의원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군사전문지인 ‘글로벌 시큐러티’를 인용, “작계 5027은 전면 남침을 기도하는 북한군을 휴전선 남쪽 20~30km에서 한국군이 저지하면 그 사이 미군이 증원돼 반격을 가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작계 5026(O-plan 5026)은 지난 94년 제1차 북핵 위기시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초정밀 공습(surgical strike)을 가정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다.

북핵시설 등 전략목표를 F-15E, F-117, B-1B, B-52H 등 전폭기나 폭격기, 토마호크 순양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선제공격으로 정밀타격한다는 계획이다.

작계 5029는 전면전이 아닌 북한의 급변 사태시 군사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측이 작전계획으로 추진하다가 한국의 주권침해 문제가 제기돼 한국 정부의 반대로 중단된 뒤 최근 한미양국이 ‘개념계획’ 수준으로 합의한 계획이다.

이는 북한의 내부 소요사태, 정권 붕괴, 대규모 탈북 사태 등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단계별 군사적 조처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지역을 ’미수복지역’으로 보고 있는 한국과 ’연합사 관할지역’으로 인식하고 이를 작전계획에 명시해 놓고 있는 미측의 입장이 유사시 군사개입 상황에선 주권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벌어졌다.

‘작계 5030’은 일종의 ‘북한 고사작전’으로도 불리는 작전개념으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토머스 파고 태평양 사령관과 미 국방부 작전 담당관들이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30’의 핵심은 군사적 충돌 발발전에 작전권을 쥐고 있는 지역사령관에게 김정일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저강도 작전을 구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

군 통수권자의 승인없이도 가능한 사전작전은 북한의 제한된 자원을 고갈시키고 군부의 동요를 유도해 김정일 정권이 붕괴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된다.

일례로 작계 5030 초안은 R-135 정찰기를 북한영공에 근접비행시켜 북한 전투기들의 잦은 출격을 유도함으로써 극심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보유 연료를 소진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군이 사전 예고없이 기습적으로 한반도 주변에서 수주간 지속되는 군사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불가피하게 대비태세를 갖추게 함으로써 식량 등 전시대비 비축자원을 소진시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뿐만아니라 금융시스템 교란과 허위정보 유포 등 전통적인 작전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다양한 전술작전을 구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