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얻은’ 정부 북핵행보 눈길

한미정상회담 이후 정부의 북핵 행보에 탄력이붙고 있다.

최근 긍정의 북핵 모멘텀을 ‘성과’로 연결지어야 겠다는 강한 의지와 종전과는 다른 자신감이 엿보일 뿐더러, 특히 6자회담 재개에 장애를 조성하려는 듯한 일각의 시도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가 ‘네오콘’(신보수주의)에 기운 미 행정부 내의 일부 고위관리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하고 나섰는 가 하면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와 재개시 실질적 진전을 위한 논의에 대한 주도력을 좀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면담 다음 날인 18일 미국과 러시아에 특사를 파견한 데 이어 20일 한일정상회담에서 그 내용과 함의를 설명했고, 21∼23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방중을 통해 6자회담 주재국인 중국과는 면담 이후의 조치를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가동 중인 북-중 채널을 통해 중국이 북한의 최종 결심을 앞당기는 데 나서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중 양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도 20일 회동했다.

정부는 또 2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시작된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7월중 6자회담 복귀 용의’를 표명한 정동영-김정일 면담의 후속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0일 연합뉴스 회견에서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꾸준히 추진, 성공을 거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한국의 외교력이 아주 강력하고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핵문제 해결에서 우리 정부의 능동적 역할을 인정한 표현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1박3일이라는 초유의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그간 준비해 온 ‘북핵해결 로드맵’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미 간에 ‘보다 정상적인 관계’(more normal relations)로 갈 수 있다는 부시 대통령의 의지를 이끌어 낸 성과를 바탕으로 꼬인 북핵 매듭을 차근 차근 풀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지연으로 미국 내에 팽배했던 대북 강경분위기가 한미정상회담 이후 상당히 수그러들었으며, 이로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의 모멘텀이 마련돼 정동영-김정일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7월중 6자회담 복귀 용의’ 표명에 이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고위관계자가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이를 철회한 것으로 간주, 7월중에도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점으로 볼 때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북한의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때문인 지 정부는 회담 재개 분위기를 망치는 행위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정 발언 중단을 희망한 북한 관리의 발언 직후에도 보란 듯이 “북한이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규정은 불변”이라고 강조한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무부 차관의 20일(현지시간) 발언에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이 22일 직접 나서 “현재 화해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한 게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 행정부에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 삼가달라는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의 공식 라인은 정동영-김정일 면담과 관련,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아주 긍정적이고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제 중요한 것은 북한이 회담 날짜를 확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네오콘’ 세력이 중심인 일부 비공식 라인은 “아무런 알맹이가 없다”고 폄하하며 장애를 조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비공식 라인의 ‘발걸기’ 행보를 묵과할 경우 어렵사리 마련된 진전의 기회가 상실될 수 있으며 대화 이외의 다른 수단 논의가 본격화돼 북핵 문제가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상황인식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감안한 북한의 현명한 선택이 주목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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