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논란 속 김승규 원장 이임

김승규(金昇圭) 국가정보원장이 23일 국정원을 떠났다.

지난 달 26일 사의를 표명한 지 거의 한 달 만에, 법무장관으로 있다가 작년 7월 11일 제27대 원장으로 취임한 지 1년 4개월 여 만이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이임식에서 국가안보와 국익 증진을 위해 국정원이 매우 중요한 기관임을 느꼈다며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고 국정원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또 직원들에게 “같이 근무해 기뻤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임기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지만 누구보다 `굵게’ 원장직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10일 만에 옛 안기부의 특수도청팀인 `미림’이 관련된 일명 `X파일’사건이 터졌고 사의를 표명하기 하루 전 날에는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한 일명 `일심회’ 사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때는 해외 출장 중이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먼저 미림팀 사건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불법감청으로 시작된 사건이 국민의 정부까지 확대됐고 김 원장은 작년 8월 5일 직접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8월 19일에는 국정원이 압수수색을 받는 초유의 일을 경험하고 11월에는 임동원(林東源) 신 건(辛 建) 전 원장이 구속되고 이수일(李秀一) 전 2차장이 자살하면서 연말까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취임사에서 밝힌 지휘방침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당부했고 인권 침해나 정치관여, 권한남용 등 어두운 과거를 과감히 털어버리라며 직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림팀 사건 이후 정치권에서는 국정원 조직에 메스를 대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는 신규 분야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통해 조직의 효율화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산업스파이 적발 건수가 지난 해 급증하고 대테러 체제도 체계화됐다는 후문이다.

또 자체 생산정보를 지원하는 분야를 민간 및 경제 쪽으로 확대한 것도 성과로 거론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본연의 업무’에 속하는 대공 수사에도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진 점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 등에게 국내 정보를 넘겨온 화교 출신 간첩을, 8월에는 4차례나 국적을 세탁한 북한 직파간첩을 적발했다.

그를 마지막까지 힘들게 만든 것은 일심회 사건이다. 그의 사의 표시와 맞물리면서 청와대 압력설이나 국정원내 갈등설까지 나왔다.

특히 그가 언론에 이 사건을 “간첩단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보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2일에는 피의자들의 공동변호인단으로부터 고소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 사건 피의자 5명의 송치를 마친 지난 13일까지 수사를 직접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 몸담았던 법무법인 로고스 쪽 일을 법무장관 취임과 함께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분간 쉬면서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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