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호’ 해상대치와 한일관계

▲동해에서 대치중인 한일경비정<사진:연합>

울산 앞바다 한국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한일 양국간 해상대치가 향후 양국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치 쇼타로 (谷內正太郞) 외무성 사무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에 이은 동해상의 양국간 대치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한일 양국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후 오히려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그 추이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우리측 EEZ에서의 무력시위로 인해 상대방의 입장을 진솔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예컨대 독도 인근에서의 극단적인 대치를 서로 피할 수 있는 `면역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정리하고, “그러나 이 문제가 잘 해결되면 이를 통해 양국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 해상대치는 신풍호의 일본 EEZ 침범논란에서 시작됐다.

1일 새벽 2시 울산 앞바다에서 신풍호가 일본측 EEZ 불법침범하고 조업을 했다는 일본측 주장에서 논란이 불거졌고 2일 오전 1시가 넘어 23시간이 넘도록 팽팽한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통영선적 통발어선인 77t급의 502 신풍호를 두고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앞 16마 일(28.8㎞) 해상에서 수 척의 한국의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 간에 신풍호를 견인하기 위해 좌우에서 밧줄로 묶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측은 신풍호가 자기측 EEZ에서 불법 어로를 했고 보안관 2명을 태우려 했으나 이를 거부하고 도주했기 때문에 이를 넘겨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측은 신풍호가 일본측 EEZ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도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하더라도 신풍호 현재 위치가 한국의 EEZ인 만큼 형사관할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일 양국은 `선상 담판’을 벌이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국 정부 모두 국가적인 자존심이 배경에 깔려 있으며, 구체적인 배경으로 양보했을 경우 국내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섣부른 `양보’도 불가능하지만 최선의 결과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일 양국 정부 모두 외교적 해결에 전력을 쏟는 듯한 형국이다.

이런 맥락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오후 한일 양국의 해상대치가 시작된 이후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일본 외무성 부대신을 면담한 자리에서 “상황악화 방지를 위해 즉각 순시선을 철수해 대치상황을 끝내달라”고 촉구했고 아시사와 부대신도 도쿄(본국)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뒤 “이 문제가 양국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반 장관은 “(야치 외무성 사무차관의 발언이) 한일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일정상회담은 대국적 견지에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긍정적인 점은 한일 양국 모두 `이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양국 모두 신풍호가 일본측 EEZ에서 불법조업을 했는 지 여부에 대한 확인 노력을 하되 EEZ에서의 불법 조업에 대한 추적권을 인정하고 불법행위가 있을 경우 각각의 법률에 따라 처벌한다는 것이다.

물론 문제는 그 처벌을 누가 하느냐, 즉 형사관할권을 누가 갖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한일 양국이 맞서고 있지만 일본측이 일단 물러선다면 상황은 종료될 것”이라며 “그러나 차후 조사를 통해 신풍호가 불법행위를 했다면 그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처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신풍호가 허가없이 일본측 EEZ에서 불법조업했다면 일본측의 요구에 맞춰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그 처벌에 대한 형사관할권은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국자는 “한일정상회담을 열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남아있다”면서 “그러나 서로 상황악화를 피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노력이 있다면 성사될 수 있으며 일본측도 이에 거시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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