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임동원.이동복 한자리에

남북관계사에서 `숙명의 라이벌’로 회자되는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대좌한다.


통일연구원이 10일 주최하는 남북기본합의서 18주년 기념 국제회의석상에서다. 두 사람은 1991년 12월 기본합의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주요역할을 한 `남북고위급 회담 대표’ 자격으로 초청됐다.


행사 관계자는 3일 “임 전 장관과 이 대표측으로부터 참석의사를 확인했다”며 “두 사람은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배경과 의미’를 논의하는 세션에서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에게 두 사람은 `한솥밥을 먹은 동료’ 보다는 이른바 `훈령조작’ 사건에 얽혀 치열하게 맞선 관계로 각인돼 있어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하게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훈령조작 사건은 199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벌어졌다. 당시 임 전 장관은 회담 교류협력분과 위원장으로, 이 대표는 정치분과 위원장 겸 회담 대변인으로 관여했다.


임 전 장관은 당시 비전향장기수 송환과 이산가족 문제를 연계하는 합의가 도출될 수 있었으나 이 대표가 훈령을 조작하는 바람에 우리 대표단이 `남북선원 송환’ 요구를 고수, 합의도출에 실패했다고 자신의 저서 등에서 주장한 바 있다.


1993년 이 사건을 조사한 감사원도 이 대표가 회담 당시 안기부 평양상황실장이 만든 예비전문을 마치 서울에서 온 정식 훈령 전문인 것처럼 대표단에 보고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 후 여러 계기에 자신이 훈령을 조작한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 사건 후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 중 외교안보수석, 통일장관, 국정원장, 대통령 특보 등을 맡는 등 대북포용 정책의 전도사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자민련 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데 이어 2004년부터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 자격으로 활동하는 동안 핵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햇볕정책’을 비판해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