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밀입북자들의 고단한 남북유전

남북 민간교류가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밀입북자가 종종 나타나고 북한 당국은 또 이들을 추방하는 사례가 빈번해져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과거 남북 간 냉전시기에는 북으로 넘어가면 대대적인 환영과 융숭한 대접을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남측 주민이 북한으로 밀입국하면 웬만한 거물급 인사가 아니고서는 대부분이 추방되고 국내에 들어와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되고 있다.

북 추방, 남 형사처벌의 수순은 최근 3-4년 사이에 발생한 밀입북자 대부분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

22일 검찰과 국가정보원에 의해 구속된 명문 S대학원 졸업생 이모(36)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주체사상 관련 서적을 탐독해오다 북한 사회에 호감을 느끼고 지난 5월 중국으로 출국한 뒤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북한 보위부의 안가에 머물며 이른바 ‘교양’ 학습을 받으면서 북한에 거 주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표명했으나 북측은 한 달여 뒤 이씨를 중국으로 보냈으며 중국도 곧이어 한국으로 추방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중국 지린(吉林)성 인근의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밀입북한 박모(43)씨도 중국으로 추방됐으며 중국측에서도 우리측으로 강제 추방했다.

국가보안번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씨는 북한에 머물면서 한국 정치상황과 사회문제, 주한미군 동향 등에 대한 정보를 북측에 알려주기도 했으나 결국 추방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한 월북한 큰아버지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피해 의식에 젖어 있던 전모(33)씨는 지난해 9월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건너가 자신이 복무한 부대 내부 구조와 방공포 위치 등 군사정보를 제공해 북측으로부터 한동안 환영을 받았지만 결국 40여일만에 중국으로 추방됐다.

전씨는 중국에서도 국내로 강제추방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씨는 지난해 8월에도 홍콩과 인도를 거쳐 네팔에서 무작정 북한 대사관으로 들어가려다 ‘점심시간’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2시간여 뒤 또다시 들어가려고 했으나 대사관측이 “남한에서 당신을 납치했다고 오해할 우려가 있어 곤란하다”며 거부했다.

이밖에 빨치산 출신 아버지를 찾겠다던 50대와 카드빚에 쫓겨 북한으로 넘어간 40대 등 북으로 들어간 사람 대부분이 추방됐으며 일부는 북 당국에 ‘사죄문’을 써내고 추방되기도 했다.

북한이 이같이 밀입국자를 추방하는 것은 평범한 생활을 해 온 민간인들로부터는 고급 정보를 빼낼 수 없는 데다 고위급 인사가 아니면 ‘대내 선전’용으로 활용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탈북자들을 무조건 수용하는 남측 당국에 대한 무언의 항의 또는 경고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은 수년 전까지 남한의 교수, 군인, 정보기관 요원, 전문가 등 엘리트 출신 월북자들을 방송에 출연시켜 체제 홍보에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사례가 거 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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