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능화팀’ 단장에 美 외교관..배경과 의미

오는 11~15일 북한 핵시설 불능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하는 미.중.러 3국 핵기술팀 단장을 미국 외교관인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맡게 돼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능화 기술팀에 국무부 소속 외교관이 포함된 것도 흥미롭지만 미 국무부 한국과장이 단장을 맡게됨으로써 이번 기술팀이 단순히 불능화를 위한 기술적 문제만 다루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따라서 김 과장의 이번 방북기간 행보는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이에 상응하는 다른 6자회담 참가국, 특히 미국의 상응조치를 패키지로 담아낼 차기 6자회담 합의문, 이른바 `불능화 로드맵’에 중요한 기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인사가 단장 맡은 배경 = 사실 중국이 비핵화 실무그룹의 의장국인 만큼 중국 측 인사가 이번 방북팀을 이끌지 않겠냐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었기에 미국 측 인사가 단장으로 나서게 된 것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가는 최근 제네바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회의 등을 계기로 6자회담에서 북.미 협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점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네바 실무회의에서 북.미가 불능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만큼 이번에 북측과 구체적인 각 시설별 불능화 수준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략적인 상응조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려면 미국의 국무부 소속 외교관이 적임자라는데 다른 참가국들이 공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6자회담 대표단 일원으로 올 6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때 동행하고 북.미 간 뉴욕채널의 북한측 대표인 김명길 유엔대표부 차석대사와 긴밀히 접촉해온 김 과장의 이력 또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미측 인사가 이번 방북팀의 단장을 맡은 것과 관련, 미국이 곧 시작될 불능화 관련 비용 부담 논의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이 90년대 초반 `넌-루가 법안’을 통해 구 소련 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 해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듯 비핵화 과정의 하나인 불능화 이행때 미측이 적극적으로 재정부담을 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아직 불능화 비용 부담 문제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차기 6자회담 등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측 방북단 서울서 무엇을 협의하나 = 김 과장이 이끄는 미측 대표단원들은 방북에 앞서 10일 서울에서 우리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임성남 북핵외교기획단장 등과 회동하고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사전 협의할 예정이다.

북측과의 본 협의에 앞서 양측은 영변 5MW원자로, 재처리시설, 핵연료봉 제조공장 등 3개 불능화 대상 시설의 불능화의 기준 등을 미리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핵보유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불능화 실무팀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미측과의 협의 기회를 적극 활용, 불능화 방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개진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베이징을 통해 평양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명 규모로 짜여질 3국 실무기술팀의 방북은 지난 1~2일 제네바에서 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연내 불능화’를 실행하기 위한 첫 조치며 기술팀은 영변에 있는 핵연료봉 공장과 5MW원자로, 재처리시설 등 3곳의 내부를 둘러보고 북한 기술자들과 불능화의 범위와 대상,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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