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폐기’ 명시 대신 우회방안 택할듯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제4차 북핵 6자회담에서 공동문건의 최대 쟁점인 ‘북핵 폐기’ 표현과 관련, 이를 직접적으로 담지 않고 우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북한이 거부하는 ‘북핵 폐기’라는 표현을 직접 넣지는 않되 이를 개념화해 문구로 삽입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신,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초기단계조치들(first steps)과 검증’이라는 문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개국은 개막 1주일째인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수석대표급의 북ㆍ중, 북ㆍ미, 한ㆍ중, 남ㆍ북 양자협의를 각각 가진데 이어 북ㆍ미 양자협의를 다시 갖고 전날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2차 초안을 놓고 조율을 계속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날 중에 차석대표급 회의를 열 계획이다.

공동문건 2차 초안은 1차 때와는 달리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표현에서 일부 수정이 있었으며, 이날 협의도 이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도 “(중국의 2차 초안에) 북핵 폐기라는 직설적인 표현이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핵폐기를 개념화한 표현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달 30일 1차 초안에는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및 관련 프로그램의 폐기 ▲대북 안전보장 제공 ▲미.일의 대북 관계정상화 ▲에너지 지원 및 대북 경제협력 등을 담고, 이런 내용이 상호조율적 조치에 따라 동시적.병행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대북 상응조치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문건에 북핵 폐기를 명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비핵화는 물론 북핵 폐기가 명시되고 북한이 핵기술의 3국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북핵문제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협상이 한반도 비핵화 수준에서 그쳐왔기 때문에 공동문건에 북핵 폐기라는 표현을 직접 명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정황상 이를 의미하는 표현을 넣을 수 있다면 진전”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1992년 9월17일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한반도를 비핵화함으로써 핵전쟁위험을 제거하고’라고 규정하고 있고, 1994년 10월21일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는 ‘양측은 비핵화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라고 표현한 바 있다.

작년 6월의 3차 북핵 6자회담에서는 의장성명 제4항에 ‘제2차 회담 의장성명에 반영되어 있는 컨센서스에 기초하여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였다’고 명시돼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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