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폐기 로드맵’ 실현 가능성 있을까

외교통상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핵 폐기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에 북핵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핵폐기 로드맵은 3월까지 핵 프로그램 신고를 마무리한 뒤 올 상반기에 비핵화 3단계인 폐기와 관련된 일정을 도출하고 본격적인 폐기작업을 진행해 2010년까지 폐기를 완료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외교부는 지난해 10.3합의와 200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등을 토대로 예측 가능한 실천계획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로드맵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월까지 신고를 마무리하기로 설정한 것은 현재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10.3합의 이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핵시설 불능화 작업은 사용후 연료봉의 인출을 위해 대략 2월 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 사이에 원자로내 냉각탑을 붕괴하거나 사용전 연료봉을 처분하는 일 등도 6자회담 협의를 통해 마무리 지을 수 있다.

문제는 10.3합의의 또 다른 축인 핵 프로그램 신고를 이행하는 일이다. 현재 북한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와 관련, ’없는 것을 어떻게 있다고 하느냐’는 태도를 고수하는 등 미국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플루토늄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 등이 상정하고 있는 추출량(최대 50㎏)보다 훨씬 적은 30㎏ 안팎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완전하고도 충분한’ 신고서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일단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놓고 보면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미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1월 중 6자 수석대표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을 설득해 북한 내부의 필요한 절차를 밟아 3월까지는 신고서 작성을 위한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다는 게 로드맵의 취지로 이해된다.

특히 북한이 신고에 협조적이라면 이를 핵폐기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상반기 중 핵폐기 일정이 도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략 2년 간 플루토늄을 비롯한 핵물질과 핵폭발장치(핵무기)의 해외반출 등 전체 핵폐기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외교부의 판단인 듯하다.

그 사이에 미국이 북한에 약속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는 물론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 등이 취해지는 것은 물론 워싱턴과 평양에 양국의 외교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해말 현안으로 부각됐던 한반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작업도 급물살을 타 올 상반기 중에는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적대관계를 청산한 북한과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적으로 임할 경우 핵폐기가 완료되는 시점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과제가 될 것으로 외교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호응이 전제돼야 한다.

또 2003년 봄부터 가동돼온 북핵 6자회담이 끝까지 본연의 역할을 이행해야하고 이명박 정부 출범과 대선 정국으로 돌입한 미국내 여론의 호응도 필요하다.

아울러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을 비롯, 납치문제로 인해 북핵 협상에 소극적인 일본, 대북 에너지.경제지원에 적극성이 적어 보이는 러시아 등의 협조와 지원도 필수적이다.

한마디로 한반도 주변의 정세가 정부의 기대대로 모두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복병’이 많다는 것으로, 돌발변수가 나올 경우 로드맵은 언제든 다소간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당장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분야에서 끝까지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미국내 강경파들의 반발 등으로 협상 국면이 곧바로 경색될 수 있다.

또 북한이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부를 시험하기 위해 모종의 카드를 던질 경우에도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외교소식통은 “언제나 그렇듯 북한을 상대로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외교부가 보고한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며 “실리외교를 주창하는 이명박 정부가 냉철하게 국익을 챙기면서 불필요한 감정대립을 지양하는 등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