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시계’ 2.13합의 이전으로 돌아가나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재처리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힘에 따라 2007년의 북핵 `2.13합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2.13합의는 2005년 `9.19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초기 단계의 행동지침을 정한 것으로, 북한의 핵시설의 폐쇄 봉인(1단계)과 불능화(2단계)에 따라 나머지 참가국들이 중유 100만t에 해당하는 경제.에너지 지원을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시설의 봉인을 떼어낸데 이어 불능화됐던 재처리시설 등을 복구하고 가동함으로써 2.13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북한이 핵시설을 복구하고 재가동에 들어간다면 이는 명백한 2.13합의 파기”라며 “영변 상황이 2년여 전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북한은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이 누구의 말도 듣지않고 일사천리로 재처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점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금과 같은 도발을 하고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면서 “당분간은 이 같은 행보를 멈출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즉 북한의 이같은 도발행위가 미국과의 협상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등과 맞물린 내부 정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내부 결속을 지향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당국자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이 재처리는 물론이고 이보다 더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핵실험까지 감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북한의 행동을 규정한 것은 2.13합의가 처음이어서 2.13합의가 무시된다면 지난 5년8개월여간 끌었던 북핵 6자회담은 사실상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한이 영변 상황을 2.13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린다면 폐쇄.불능화의 대가로 지급한 85만t의 중유도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북한의 핵시설 가동을 2년여동안 중단시킨 값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행동은 북핵문제의 대원칙을 제시한 9.19공동성명마저 무시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9.19공동성명은 유효하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의 불능화 역행은 9.19공동성명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9.19공동성명이 `행동’에 대한 합의가 아니기 때문에 9.19공동성명까지 무효화됐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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